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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목)

학생에 "자민당 망한다" 강요···교육청, 인헌고 특별장학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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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서울 관악구 인헌고등학교 학생들이 '정치 편향'을 강요 받았다고 주장하며 23일 기자회견을 열겠다고 밝혔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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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교사가 학생들에게 반일 구호를 외치도록 하는 등 ‘정치편향’을 강요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인헌고에 대해 서울시교육청이 특별 장학에 착수했다. 해당 학생들은 교사들의 지도가 적절하지 못했다는 입장이지만, 학교 측은 “정상적인 교육과정에서 이뤄진 일”이라는 입장이다.

서울시교육청과 동작관악교육지원청은 23일 오전 8시부터 담당 장학사 20여명을 파견해 특별장학을 진행 중이다. 이들은 전교생을 대상으로 일부 교사의 정치 편향 여부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한 후 이를 토대로 사실관계 확인할 예정이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전수조사하고 자료 분석하는데 시간이 걸린다. 당장 결론을 내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교육청은 특별장학을 감사로 전환하거나 교직원 징계 가능성에 대해선 판단하기 이르다는 입장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교사들이 수업에서 부적절한 행위를 한 게 사실이라고 해도 감사까지 시행하는 게 적절한 지 현재로서는 판단하기 어렵다”며 “일단 교육과정 운영의 책임자인 교장의 판단에 맡기는 게 적절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같은 날 인헌고 학생들은 집단행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교사들의 행동에 반발하는 학생들로 구성된 ‘인헌고등학교 학생수호연합’(학생연합)은 이날 오후 4시30분 학교 정문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연다. 학생연합은 이 자리에서 결성 계기와 목적, 정치적 강요 피해사례, 향후 계획 등을 밝힌다.

학생연합의 기자회견에 앞서 인헌고 학생회도 입장을 밝히는 자리를 마련한다. 학생회는 학생연합의 주장이 마치 인헌고 전체 학생들의 의견으로 비치는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헌고 학생들의 집단행동은 지난 17일 학교 행사에서 일부 교사가 학생에게 반일 구호를 외치도록 하면서 시작됐다. 학생수호연합에 따르면 일부 교사들은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아베 자민당 망한다” “아이러브 코리아” 같은 구호를 외치게 했다. 교사들은 구호에 동의하지 않는 학생에겐 ‘일베 회원’‘수구’라고 비난했다고 했다.

전민희 기자 jeon.mi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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