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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9 (목)

[팝업리뷰]'82년생 김지영', 세상 모든 김지영을 위해..보편성 얻은 위로와 공감의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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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82년생 김지영' 포스터


[헤럴드POP=천윤혜기자]평범하기에 더욱 가슴을 울린다. 여성이기에 당하는 부조리에 대한 날 선 비판보다는 엄마, 가족 이야기로 공감과 위로를 더한다.

'82년생 김지영'은 1982년 태어나 2019년 오늘을 살아가는 '김지영'(정유미)의 아무도 몰랐던 이야기를 그린 작품.

지난 2016년 발간된 조남주 작가의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소설 '82년생 김지영'은 발간 2년 만에 100만 부 판매를 달성할 정도로 베스트 셀러에 오른 작품. 영화는 소설과 기본적인 결을 같이 하지만 소설보다는 조금 더 현재 김지영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며 현대 여성들의 보편적인 이야기를 담아낸다.

'82년생 김지영' 속 김지영은 우리가 길을 걷다 흔히 보는 여성이다. 특별할 것 하나 없는 김지영의 일상은 우리들의 친구이고 언니의 모습이다. 딸 둘에 막내아들을 둔 가정에서 자란 김지영. 평범한 학창시절을 보내고 순리대로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하고 출산하고 육아를 하는 일상은 슈퍼히어로도, 그렇다고 세상의 보살핌을 필요로 하는 약자도 아니다. 하지만 그런 일상들 속에서 마주치는 현실에 애써 괜찮다고 자신을 포장하다가도 진심은 터져나오게 된다.

영화는 김지영의 이야기를 그려내면서도 단순히 그녀 자체의 이야기만으로 영화를 끌고 가지 않는다. 김지영과 지영 엄마의 모습은 이 시대에 발을 디디고 서있는 엄마, 더 나아가 가족의 이야기를 그려낸다. 어머니, 그리고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여러 장치들은 근본적으로 위로를 통해 관객들의 마음을 어루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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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년생 김지영' 스틸


정유미와 공유의 연기 역시 영화의 몰입감을 높인다. 두 사람은 평범한 인물들을 가장 평범하게 그려내며 어느 작품보다 공감대를 높인다. 특히 정유미는 혼자 충분히 영화를 이끄는 무게감을 드러낸다. 강렬하지 않아도 물 흐르듯 이어지는 감정연기는 충분히 김지영이라는 인물에 녹아든 모습이다.

공유는 소설 속 남편 대현보다 비중이 크다. 그는 아내의 상황에 고민하고 슬퍼하는 모습을 현실적으로 그려낸다. 혼자 있어도 돋보이는 존재이지만 그런 특별함을 잠시 내려놓고 정유미의 옆에서 절제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여기에 지영의 엄마를 연기한 김미경의 존재감은 그 자체만으로 묵직하다. 이 시대의 어머니의 표본이라 해도 무방하다.

젠더 이슈로 개봉 전부터 논란이 있어왔던 '82년생 김지영'. 이미 일부 사람들에게 편견으로 자리잡힌 측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남성보다는 여성이 겪는 여러 부조리한 상황들을 언급하며 그 속에서 상처 받는 여성들의 이야기는 부정적인 시선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면 그렇지만도 않다. 젠더 이슈를 뛰어넘은 휴머니즘이 영화 전체를 관통하며 우리 모두에게 위로를 전하고 있기 때문.

연출을 맡은 김도영 감독은 "자신의 말을 잃어버린 여자가 용기를 내고 하고 싶은 말을 당당하게 하는 이야기다"며 "2019년을 살아가는 김지영에게 '괜찮아 더 좋아질 거야'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주고 싶었다. 어머니보다는 지영이가, 지영이보다 딸 아영이가 조금 더 좋은 시대를 살아갈 거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영화 속 위로와 희망 코드가 대중들에게 전달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드러냈다.

젠더 논란으로 개봉 전부터 숱한 관심을 받아온 '82년생 김지영'. '82년생 김지영'이 암초를 딛고 공감 코드로 대중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선사할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진다.

한편 영화 '82년생 김지영'은 오늘(23일) 개봉.

pop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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