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념촬영은 하지만' (서울=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23일 오전 김연철 통일부 장관(앞줄 오른쪽)이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한반도비핵화대책특별위원회 정책간담회에 앞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9.10.23 cityboy@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이보배 기자 =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23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금강산관광을 추진했던 선임자들의 '대남의존정책'을 비판하며 금강산의 남측 시설 철거를 지시한 데 대해 "비판적·부정적 발언을 한 것은 주목해봐야 할 대목이 있다"면서도 "남북관계에는 아직도 중요한 협력의 공간이 있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비공개로 열린 더불어민주당 한반도비핵화대책특별위원회 초청 정책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민주당 김한정 의원이 기자들과 만나 전했다.

김 장관은 간담회에서 "현재 남북관계 상황은 엄중하다. 결코 좋다고 볼 수 없다"면서 "(김정은 위원장이) 선대의 정책에 대해서 사실상 비판하는 형식을 취했기 때문에 진짜 정책 전환인지, 아니면 다른 시그널인지 좀 더 분석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북미 관계든 남북관계든 연말 이전에 한두 번의 중대한 대화의 계기가 올 것"이라며 "그 계기를 놓치지 말고 상황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을 거론하면서 "우리에게도 큰 문제이지만 북한에도 큰 문제"라며 "남북방역 협력을 시작해야 한다. 남북 간 방역 협력은 축산협력으로도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남북 간 협력공간들을 유지하고 채워나가는 부분에서 더 노력하겠다"며 "안보 정세와 여러 가지 정치적 문제의 틀 밖에서 남북이 협력할 수 있는 영역이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에 이 문제에 대해서 더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이 같은 김 장관의 발언을 전달하면서 그 배경과 관련해 "북한은 북한대로 남쪽에 대한 실망과 불만을 다양한 방식으로 표출하고 있다. 금강산도 그 일환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금강산에 있는 우리 시설들은 이미 10년 정도 경과하는 과정에서 유지·관리를 하지 않아서 많이 낡은 것은 사실"이라며 "사실 제재 때문만이라고 얘기할 수 없는 금강산 관광에 대한 부진도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김 장관은 공개 모두발언에서 북미 실무협상에 대해 "가장 중요한 것은 실무협상 국면이 시작됐다는 것"이라며 "여전히 차이들이 적지 않지만 향후 추가적인 실무협상을 통해서 차이를 좁혀나가는 노력이 있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말했다.

남북관계에 대해선 "물론 비핵화 협상에 영향을 받는 것은 사실이지만 현안의 성격에 따라서 남북관계 차원에서 활로를 모색해야 하는 측면들이 있다. 공간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관계 재개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김 장관이 이날 김 위원장의 금강산 남측 시설 철거 지시에 대해 "진짜 정책 전환인지, 아니면 다른 시그널인지 좀 더 분석해봐야 한다"는 발언을 한 것으로 전달된 것에 대해 통일부는 "북한의 의도를 분석하거나 평가하는 취지의 발언을 한 사실이 없다"고 정정했다.

통일부는 언론 보도 이후 입장 자료를 내 "김 장관은 김 위원장의 금강산 방문 관련 북한 언론의 보도 내용을 간략히 설명했다"고 해명했다. 김 장관은 이날 간담회에서 금강산 문제에 대해 비교적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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