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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TV 사극서 언뜻 본 '흉배'가 궁금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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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양자수박물관 재개관 특별전 '제왕의 사람들: 한국과 중국의 관료 복식'

양국 관복 소개…명 단오절 축제용 흉배, 청 관료 부인 흉배 등 공개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한 TV 사극을 보면 관복 가슴과 등 부분에 화려하게 수 놓은 흉배(胸背)가 종종 눈에 들어온다. 흉배는 신분과 관품에 따라 그 문양이 다르다. 좀처럼 자세히 들여다볼 기회가 없는 흉배를 소개하는 전시가 마련됐다.

용산구 청파동 숙명여대 정영양자수박물관은 24일부터 12월 27일까지 재개관 특별전 '제왕의 사람들: 한국과 중국의 관료복식'을 연다. 유교 문화권인 양국의 관복을 실물과 초상, 사진 등으로 소개하는 전시다.

전시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가 흉배다. 흉배는 착용자 지위를 상징할 뿐 아니라, 동아시아 자수의 기술과 디자인이 집약된 전형이었다.

조선에 영향을 미친 명 흉배는 유교적 절제미를 보여주는데, 청은 권위를 드러내는 화려한 무늬가 특징이다. 단종 2년에 관복에 흉배를 도입한 조선은 명 스타일을 이어받아 자연 친화적인 문양을 새겼으나, 흉배 크기는 명의 것보다 작았다.

여밈이 옆에 있는 조선 관복은 단령(목깃이 둥근 포)에 사각 흉배를 앞뒤로 달았다. 반면 청 관복은 여밈이 가운데에 있어 앞부분 흉배는 절반으로 갈라 달았다. 총 3장의 흉배를 사용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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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박승현 초상(왼쪽)·중국 청대 무관 초상
[정영양자수박물관 제공]



이번 전시에는 단오 축제용으로 특별 제작된 명의 흉배가 나왔다. 뱀, 두꺼비, 도마뱀, 전갈, 지네를 이용해 '벽사' 의미를 드러냈다. 남편의 관직에 따라 같은 흉배를 달았던 청 관료 부인의 흉배도 전시된다.

흉배뿐 아니라 흥선대원군 형 흥완군이 입은 관복과 중국 청대 관리가 입은 관복, 18세기 조선 문인 박승현과 중국 청대 무관 초상을 나란히 비교하며 당대 권력과 문화를 지배한 지식인층 면모를 짐작한다.

한국 관복은 숙명여대 박물관, 중국 관복은 정영양자수박물관 소장품이다.

정영양자수박물관은 2004년 5월 정영양(83) 관장이 기원전으로 추정되는 견사자수 청동거울을 비롯해 수십년간 모아온 복식·병풍·흉배 컬렉션과 자신의 작품을 숙대에 기증하면서 지어졌다.

한국전쟁 중 자수를 익힌 정 관장은 1965년 서울 원효로에 '국제 수공예학원'이라는 자수학원을 냈고, 1967년 도쿄 전시를 시작으로 한국 자수를 외국에 알려왔다. 그의 자수 작품은 메트로폴리탄 뮤지엄, 스미소니언 박물관 등에 소장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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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수·섬유예술가 겸 컬렉터 정영양 박사
(서울=연합뉴스) 숙명여대 정영양자수박물관이 오는 24일부터 재개관 특별전 '제왕의 사람들; 한국과 중국의 관료 복식'을 연다. 사진은 2004년 자신의 작품과 컬렉션을 숙명여대에 기증해 박물관 개관을 지원한 자수·섬유예술가 정영양 박사. 2019.10.23 [숙명여대 정영양자수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photo@yna.co.kr



ai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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