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03 (금)

'퍼펙트맨' 용수 감독, 왜 설경구·조진웅이었을까 [엑's 인터뷰]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엑스포츠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엑스포츠뉴스 황수연 기자] 용수 감독이 영화 '퍼펙트맨'에 대해 특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퍼펙트맨'(감독 용수)은 까칠한 로펌 대표 장수(설경구 분)와 철없는 꼴통 건달 영기(조진웅)가 사망보험금을 걸고 벌이는 인생 반전 코미디로 충무로를 대표하는 두 배우 설경구와 조진웅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았다.

최근 엑스포츠뉴스와 인터뷰를 진행한 용수 감독은 설경구와 조진웅의 캐스팅에 대해 "안 그래도 주변에서 어떻게 캐스팅했냐는 말을 많이 들었다"며 "저에게는 너무 영광이고 잊을 수 없는 시간으로 남았다"고 배우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용수 감독은 "조진웅 선배님은 출연을 약속하고 촬영까지 1년을 기다려주셨다. 이 영화를 시작하게 해준 배우라고 할 수 있다. 또 설경구 선배님은 촬영을 기다리던 작품이 갑자기 미뤄졌다는 소식에 이때다 싶어 다가갔다. 입봉 감독이라 딱히 어필할 수 있는 게 없어서 영화의 정서가 담긴 장소와 캐릭터, 의상 콘셉트 50장 정도를 직접 그려서 찾아갔다. 정말 많은 노력을 했다"고 웃음을 지었다.

왜 설경구와 조진웅이었을까. 용수 감독은 "영기 캐릭터로 부산 특유의 정서를 잘 표현하는 배우를 찾고 싶었다. 조진웅 선배님은 부산 출신으로 사투리를 맛깔나게 할 줄 아는 데다 또 독보적인 연기를 하는 분이라 딱이라고 생각했다. 설경구 선배님은 첫 만남에 '날 왜 캐스팅하려고 하냐'고 물어서 '잘생겨서'라고 말했다. 장수 캐릭터는 늘 휠체어와 함께하기 때문에 표현에 제약이 많았고, 얼굴로 많은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배우를 찾고 싶었다. 잘생겼다고 하는 표현이 핸섬이라는 뜻도 있지만 얼굴로 많은 걸 표현할 수 있는 배우이기도 했다"고 밝혔다.
엑스포츠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촬영 현장은 설경구를 사랑하는 모임이었다고. 용수 감독은 "저와 조진웅 선배님뿐만 아니라 진선규 씨도 롤모델이 설경구 선배이었다고 하더라. 우리 현장은 정말 설경구라는 배우의 팬심으로 가득했다. 사실 선규 씨는 설경구 선배님과 만나는 신이 없었는데 새로 병실 신을 만들어줬다. 원래 좋은 배우라는 건 알았지만 작품을 함께하고 인간적으로 더 많은 매력을 느꼈다"고 털어놨다.

부산을 촬영지로 정한 이유로는 과거, 현재, 미래가 공존하는 도시 분위기를 꼽았다. 용수 감독은 "지금은 서울에 온 지 오래됐지만 25년을 살았던 도시로 누구보다 잘 안다고 자부할 수 있다. 영화 속 배경인 해운대를 보면 고층 건물들이 많지만 동시에 판잣촌이 공존하고 있지 않나. 영기와 장수가 과거에 얽매여있으면서 미래에 집착하는 캐릭터라 표현하기 좋은 장소라고 생각했다. 묘한 매력이 있는 동네인 것 같다"고 말했다.

가장 좋아하는 장면으로 마천루 앞에서 영기와 장수가 술을 마시는 신을 골랐다. 용수 감독은 "영기와 장수가 감정적으로 동화되는 신이 몇 개 있는데 그 장면은 모니터를 하다 유일하게 현장에서 눈물이 났다. 극중 인물의 감정도 있지만 내가 창조한 캐릭터를 완벽하게 표현해주는 배우들에 대한 고마움이 컸던 것 같다. '캐스팅이 다했다'는 말이 이런 상황을 두고 하는 거구나 싶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엑스포츠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극중 설경구가 연기한 '장수'는 전신마비로 휠체어에 의지하며 남은 생을 보내는 캐릭터. 앞서 용수 감독은 제작보고회와 언론시사회를 통해 과거 불의의 사고로 신체마비를 겪었던 사연을 공개하며 '퍼펙트맨'을 통해 '지금 살아가는 이 순간이 퍼펙트하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에 용수 감독은 "사실 지금도 몸이 완벽하게 낫지 않았다"며 "당시 갑작스럽게 사고를 당하고 재활을 하면서 '어떻게 사는 게 잘 사는 일인가', '죽음은 무엇일까'에 대해 생각을 참 많이 했다. 그래서 사실 '퍼펙트맨'은 스스로 위안을 받고 싶어서 만든 영화이기도 하다. 결말을 보면 알겠지만 관객들에게 '인생은 아름다우니까 열심히 살자'는 생각을 강요하고 싶지 않았다. 특히 영기는 갑작스럽게 쏟아지는 비와 퍼져 버린 요트에서 '퍼펙트하다'고 말하며 웃지 않나. 완벽하지 않음에도 '퍼펙트하다'고 말하는 영기를 통해 이제는 삶의 여유를 가지게 됐음을 말하고 싶었다"고 이야기했다.

끝으로 용수 감독은 "'퍼펙트맨' 제목과도 맞닿아 있는 지점이 아닐까 싶다. 완벽함에 대한 찬사가 아닌, 하루하루 살아가는 우리에 대한 격려와 위로를 전하고 싶었고, 그런 메시지가 잘 전달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hsy1452@xportsnews.com / 사진 = ㈜쇼박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