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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브렉시트' 영국의 EU 탈퇴

英 12월12일 총선...'브렉시트' 민심이 향방 가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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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슨 총리 조기 총선안 네 번째 도전 만에 하원 통과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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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이 오는 12월 12일 조기 총선을 실시한다.

브렉시트(Brexit,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가 교착된 상태에서 실시되는 이번 총선은 브렉시트와 관련한 민심을 읽을 수 있는 이른바 ‘브렉시트 총선’이 될 전망이다.

영국 하원은 29일(현지시간) 12월 12일 총선을 개최하는 내용을 뼈대로 하는 정부의 ‘단축 법안’(short bill)을 찬성 438표, 반대 20표로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보리스 존슨 총리는 네 번의 도전 끝에 조기 총선 개최라는 목적을 이루게 됐다.

존슨 총리는 집권 보수당이 하원 과반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자신의 브렉시트 계획이 의회에서 번번이 좌절되자 조기 총선 카드를 빼 들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그는 ‘고정임기 의회법’(Fix ed-term Parliaments Act 2011)을 토대로 세 차례 조기 총선 동의안을 상정했지만 통과에 필요한 전체 의석의 3분의 2 찬성을 얻지 못했다.

고정임기의회법상 조기 총선이 열리기 위해서는 하원 전체 의석(650석)의 3분의 2 이상, 즉 434명의 의원이 존슨 총리가 내놓은 조기 총선 동의안에 찬성해야 한다.

존슨 총리는 전날 세 번째 동의안이 의회의 벽에 가로막히자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12월 12일 총선을 개최한다’는 내용의 ‘단축 법안’을 이날 다시 상정하겠다고 밝혔다.

고정임기의회법에 따른 조기 총선 동의안과 달리 ‘단축 법안’은 하원 과반 지지를 얻으면 통과하게 된다.

이날 법안 통과로 영국은 지난 1923년 이후 처음으로 12월에 총선을 실시하게 됐다.

당초 영국은 2017년 조기 총선을 실시해 예정대로라면 다음 총선은 2022년 열릴 예정이었다.

하원은 이날 정부 법안을 통과시키기 전 총선 개최일을 12월 9일로 앞당기는 내용의 야당 수정안에 대해서도 표결을 실시했지만, 찬성 295표, 반대 315표로 부결됐다.

이 수정안은 제1야당인 노동당의 제러미 코빈 대표가 내놓은 것으로, 자유민주당 등 야당의 지지를 받았다.

야당은 12월 12일 총선을 실시할 경우 학기가 끝난 대학생 등이 투표에 참여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 총선일을 앞당기는 방안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존슨 총리는 이날 오후 법안 토론에 앞서 “끊임없는 의회의 방해에 직면한 상황에서 브렉시트를 완수하기 위해서는 한 가지 방법밖에 없다”면서 “의회를 다시 채우고 국민에게 선택권을 주자”고 당부했다.

존슨은 이번 총선을 통해 안정적인 과반을 확보해 유럽연합(EU)과의 브렉시트 합의안 비준 절차를 신속하게 끝내는 것을 노리고 있다.

그는 표결 승리를 위해 지난달 당론에 반해 투표했다는 이유로 출당시켰던 21명의 보수당 의원 중 10명을 복귀시키기도 했다.

그동안 세 차례 부결됐던 조기 총선 법안이 하원을 통과한 것은 노동당을 포함한 야당이 입장을 변화시켰기 때문이다.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는 이날 오전 예비내각회의를 개최, 조기 총선 찬성 입장을 공식화했다.

코빈 대표는 “EU가 브렉시트를 1월 31일까지 연기했으므로 3개월 동안 ‘노 딜’ 위험은 사라졌다”면서 “우리는 이제 실질적인 변화를 위해 역사상 가장 야심 차고 철저한 (선거) 캠페인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빈 대표는 12월 9일 총선을 개최하는 수정안을 상정했지만 하원에서 부결되자 결국 정부 원안 통과를 선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코빈은 12월 12일 총선 개최가 확정된 직후 내놓은 성명에서 “이번 선거는 나라를 변형시키고 국민을 억압하는 기득권에 대응할 수 있는 일생일대의 기회”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선거의 기회는 명확하다. 노동당은 여러분 편이지만 보리스 존슨의 보수당은 소수의 특권층만 신경 쓸 것”이라고 말했다.

자유민주당의 조 스윈슨 대표는 “이번 총선은 수세대 동안 이 나라의 미래를 좌우할 것”이라며 “브렉시트를 중단시킬 수 있는 정부를 세울 수 있는 최고의 기회”라고 말했다.

자유민주당은 그동안 브렉시트 중단, 제2 국민투표 개최 등을 당론으로 지지해왔다.

스위슨 대표는 “이 나라는 보리스 존슨이나 제러미 코빈보다 나은 지도자를 가질 자격이 있다”면서 “자유민주당 총리 후보로서 긍정적이고 친 유럽적이고 자유로운 비전을 이 나라에 가져올 것”이라고 밝혔다.

/노희영기자 nevermin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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