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은 김관진 당시 국가안보실장… 검찰 알고도 덮었다”
임태훈(가운데) 군인권센터 소장이 29일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 사무실에서 '계엄령 관련 문건' 추가 제보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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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집회 계엄령 문서’를 공개했던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이 군검 합동수사단의 부실한 수사를 성토했다.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수사에 대해 보고를 받지 못했다”고 해명한 윤석열 검찰총장을 향해 임 소장은 “무책임하다. 그런 식의 자세로 임한다면 검찰총장 그만두셔야 한다”고 맹비난했다.
계엄 문서를 수사한 합수단은 문건을 작성한 조현천 기무사령관이 미국으로 도주하면서 수사를 중단했다. 주요 인물이 없으므로 수사를 진행할 수 없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임 소장은 3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키맨(핵심 인물)은 (당시)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라고 주장했다.
임 소장이 김 전 실장에 주목한 이유는 최순실의 국정농단 초기에 이미 김 전 실장이 계엄령을 검토했기 때문이다. 임 소장은 “검찰 불기소 처분장에도 나오는 얘기인데 김 전 실장이 2016년 10월 국방비서관실 행정관에게 계엄 관련 보고서 작성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는 “(2017년) 2월 10일 김 전 실장과 조 전 사령관이 청와대에서 만난 것도 (검찰이) 알고 있고, 기무사 문건 작성이 시작된 것도 이날이라고 나오고 있다”면서 “혐의를 부인하는 피의자(김 전 실장) 말만 듣고 그냥 집으로 돌려보냈다. 검찰이 알고도 덮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전 대통령이 탄핵되고 현 정부에서 수사를 시작했는데도 검찰이 굳이 사건을 축소, 은폐할 이유가 있었겠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임 소장은 “전 정권 사람들이라 할지라도 엄호하는 세력이 검찰 안에 여전히 있다. 검찰이 그만큼 개혁이 안 됐다는 얘기”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보고는 VIP 관심 사안이기 때문에 당시 문무일 검찰총장과 (서울중앙)지검장이었던 윤 총장이 다 보고 받을 수밖에 없다. 합수단의 노만석 부장검사는 서울중앙지검 소속”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그럼에도 (윤 총장이) ‘나는 보고라인이 아니다’라고 하는 건 굉장히 무책임하고 비겁한 변명이다. 그런 식의 자세로 임한다면 검찰총장 그만두셔야 한다”고 비난했다.
허정헌 기자 xscop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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