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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아시아 회장 “한국여자와 결혼 후 ‘착한 남자’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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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분쟁 반사이익, 홍콩 승객 30% 줄어”

“모두에게 이익 되는 RCEP 타결 희망”
한국일보

2일 태국 방콕 IMPACT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아세안 비즈니스ㆍ투자 정상회의(ABIS)에 참석한 토니 페르난데스 에어아시아 회장. 방콕=정민승 특파원


2년 전 한국인 여성과 결혼해 화제를 뿌렸던 아시아 최대 저가항공사(LCC), 에어아시아의 토니 페르난데스(55) 회장이 결혼 이후 2년 남짓한 생활에 대해 큰 만족감을 표시했다.

2일 오후 태국 방콕 IMPACT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아세안 비즈니스ㆍ투자 정상회의(ABIS)에 참석한 페르난데스 회장은 기자들과 만나 “결혼 전보다 나는 지금 더 멋진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내조 잘해주는 한국인 아내 덕분에 몸도 훨씬 더 건강해졌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결혼 전과 후의 삶을 비교해달라는 취재진의 요청에 “이전엔 나쁜 남자였지만, (결혼 후) 완전히 착한 남자로 변신한 게 가장 큰 차이”라고 답했다. 그는 또 “출장 갈 때마다 가급적 아내를 대동한다”며 “이번에도 같이 왔다. 한국인 아내한테 완전히 잡혀 산다”고 답해 취재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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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7년 10월 프랑스 남부 해안의 코트다쥐르에서 열린 결혼식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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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비와 떡볶이, 김치 등 다양한 요리를 아내가 직접해주고 있다고 밝힌 그는 “나는 이제 김치 전문가가 다 됐다”며 “젓갈이 들어간 김치도 즐긴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서 연 50일가량을 보내고 있으며 주로 청담동 집에서 머문다고 밝혔다.

1987년 영국 런던 정치경제대학(LSE)을 졸업한 페르난데스 회장은 2001년 파산 위기에 처했던 말레이시아 국영항공사 에어아시아를 인수, 10년 만에 아시아 최대의 저가항공사로 키워내 세계를 놀라게 했다. 당시 에어아시아의 자산은 보잉 737 여객기 두 대가 전부였다. 업계는 파산을 전망했지만, 그는 기내서비스를 최소화해 항공료를 낮추는 전략으로 상황을 반전시켰다. 페르난데스 회장은 지난 2017년 10월 자사 소속의 한국인 승무원과 2년 연애 끝에 프랑스 남부의 한 휴양지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그는 또 미중 무역전쟁과 관련 “더 많은 중국인들이 미국으로 가는 대신 동남아로 여행을 오고 있다”며 “역내 다양한 노선을 갖고 있는 에어아시아도 이익을 얻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홍콩의 경우 장기화 하고 있는 사위 사태를 거론하며 “최근 2, 3개월간 수입이 30% 감소했다”며 “사태가 금융허브(홍콩)를 계속 취약하게 만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페르난데스 회장은 또 오는 4일 열리는 아세안 정상회의를 계기로 타결이 추진되고 있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협상과 관련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만큼 타결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영국 등 일부가) 유럽연합에 대해 불평하지만 내가 볼 땐 유럽연합(EU)은 큰 성공을 거둔 지역기구”라며 “RCEP를 통한 자유무역은 모두에게 이익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아세안이 아세안 외부와의 자유무역협정 체결에는 능숙한 반면, 내부의 장애물 제거에는 그렇지 않다”며 아세안 회원국 간, 기업 간 협력을 강조했다. 자신의 사업 관련해서는 성공을 이어가고 있는 분야로 항공물류를 거론하며 “에어아시아가 많은 화물들을 처리하고 있다. 아세안에 싱글윈도우(국가 간 통관 등 단일창구)가 도입돼 교역이 활발해지게 된다면 이 분야 투자를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방콕=정민승 특파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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