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터널 포스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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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널이 무너져 내렸다. 구조대가 도착한다. 서울 방면 입구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반대편 입구는 무너지지 않았다. 남은 입구 쪽으로라도 진입해 터널 안 상황을 살피는 게 급선무이지만, 추가 붕괴위험 때문에 진입이 쉽지 않다. 구조대는 드론 전문가를 부른다. 사람이 진입하기 어려우니 드론을 먼저 보내 터널 안을 살피려 한다.
구조대의 드론이 터널을 향해 출발하는 순간 터널 붕괴 현장을 취재하러 온 언론사의 드론 수십 대가 벌떼처럼 뒤따른다. 대부분 드론은 터널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맥없이 추락한다. 결국 자동차로 터널 입구를 탐사한다.
영화 터널 장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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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터널' 초반부에 등장하는 드론 장면은 현실적이다. 긴급 구조가 무분별한 취재 경쟁으로 방해 받는 것을 풍자하는 게 작가의 의도이겠지만, 기술적인 측면에서도 현실을 잘 드러냈다.
현재 출시된 드론은 와이파이로 제어되고, GPS 신호를 기반으로 비행한다. 터널 내부에는 철광석과 같은 전파방해 물질이 많아서 안정적인 신호전달이 어렵다. 수십대가 한 번에 진입하니 전파 간섭은 더 심해지고, 결국 추락한다. 터널이라는 극단적인 상황이 아니라도, 고층 건물이 즐비한 도심 환경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발생해도 같은 원리로 드론을 사용하는 게 쉽지 않다.
이 같은 어려움을 극복하며 재난 현장에서 드론을 안정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도전이 지속되고 있다. GPS 신호가 잡히지 않는 터널 등 실내에서 드론 실내 비행 안정화를 위해 통신장비와 카메라·초음파 등 센서기술 인공지능(AI) 등 다양한 측면에서 연구가 활발하다.
실내에서 드론을 제어하도록 사고 시 특화된 통신장비를 개발은 최우선 과제다. 전파 출력을 최대화하고 실내 통신에 최적화하는 비상용 통신장비는 물론 터널 내부에도 비상시 생존성에 강화한 중계기 등을 설치할 수 있다.
드론 자체 센서 기술 진화도 필수다. 카메라와 초음파를 이용해 장애물을 스스로 인식해 회피하는 기술이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AI 진화가 필요하다. 사고 상황에서 통신이 두절됐더라도 어떤 장면을 촬영하고, 조치를 취해야할지 드론이 스스로 판단해 행동하도록 해야한다.
이미 DJI, 스카이디오 등 글로벌 드론기업은 상당한 수준의 기술력을 상용화된 드론을 통해 선보이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국내 드론 전문기업과 재난안전용 실내비행 기술과 관제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 드론의 임무와 역할이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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