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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4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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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 혁명] ‘게임 체인저’ 드론, 현대 전쟁 개념을 바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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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비용·고효율 군사 전략 수단…약소국서도 손쉽게 활용 가능

이투데이

이란 혁명수비대가 자체 개발한 군사용 드론을 공개하고 있다. AP뉴시스 이스라엘 텔아비브 인근 예후드에 있는 이스라엘에어로스페이스인더스트리즈에서 연구원들이 드론 추적 시스템 개발 작업을 하고 있다. 예후드/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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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널에서 나타난 쿠르드족 대원을 터키 정찰 드론이 포착했다. 그들이 트럭에 탄약을 옮겨 싣는 동안 드론은 F-16에 좌표를 전송했다. 몇 초 후 거대한 화염이 일었다. 연기가 걷히자 폭격으로 생긴 거대한 구멍만이 남아 있었다.”

최근 터키는 시리아 북동부에서 쿠르드 민병대(YPG)를 몰아내기 위한 ‘평화의 샘’ 군사작전을 벌이면서 감시·정찰·무장 드론을 투입했다. 작전 초기 드론을 날려 시리아 국경을 따라 맹공을 퍼부었다. 자국 군대가 들어갈 길을 만들기 위해서였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터키가 드론 공격을 통해 수십 년간 벌여온 힘겨운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그것도 비용과 자국 병사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오랜 숙원을 해결했다. 터키는 YPG가 자국 내 분리주의 무장단체 쿠르드 노동자당(PKK)의 분파라고 여기고 있다. PKK는 터키 내에서 쿠르드족 자치를 위해 30년 넘게 투쟁해 왔다.

드론이 전쟁 지형을 바꾸고 있다. “드론이 현대전(戰)의 양상을 바꿀 것”이라던 일부 전문가들의 예언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그 변화를 톡톡히 보여준 또 다른 예가 바로 지난 9월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시설 폭격이었다. 어두컴컴한 새벽, 사우디 석유시설 2곳에 25개 드론 편대와 미사일이 날아들었다. 세계 최대 석유기업 아람코가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한 끝에 원유 생산이 일시적으로 중단되면서 국제 유가는 요동쳤다. 비용 최소화·피해 극대화의 전형을 보여줬지만 아직도 공격 주체가 누구인지 분명치 않다. 예멘 후티 반군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선언했지만 미국과 사우디는 배후에 이란이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저렴하고 운용이 간편한 데다, 레이더 감시망을 피하기도 쉬운 드론이 전쟁 한복판에 등장하면서 강대국이 절대 우위를 점하던 시대가 끝나가고 있다. 선진국의 전유물이던 드론은 이제 약소국은 물론 이슬람국가(IS)같은 비국가조직도 손쉽게 쓸 수 있는 무기가 됐다. 2002년 미국은 아프가니스탄 외곽에서 알카에다 공격에 처음으로 드론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2016년 예멘 후티 반군도 감시 및 정찰 드론을 사용하기 시작했고 올해 초 예멘 정부군 퍼레이드를 목표로 한 정밀 공격에도 사용하는 등 기술은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라팰 마르쿠스 킹스컬리지런던 전쟁연구학 교수는 “드론과 관련, 기술혁명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기술 전술 적응과 대응 주기는 앞으로 더 빨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드론 확산이 전쟁 경기장을 평평하게 만들고 있다는 평가다. 마르쿠스 교수는 “군대가 드론, 정찰 기술, 장거리 미사일 사용을 독점하는 시대가 끝나면서 충돌 무대가 넓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2001년 9·11 테러 이후 전쟁이 테러 단체 등 무장조직에 의한 비정규 국지전으로 전개되는 것과도 관련이 깊다.

이런 이유로 지정학적 불안은 확산하고 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드론을 더 자주 활용하면서 이스라엘과의 전쟁 위험성이 증가했다. 예멘 내전에서 반군 후티가 드론 공격을 펼치면서 몇 달 안에 끝날 것이라던 갈등이 연장되기도 했다.

드론의 가치가 빛을 발하면서 개발 경쟁도 치열해졌다. 드론 군사 기술 영역을 주도하는 건 아직 미국이지만 후발주자들이 바짝 뒤쫓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미 드론 제조 및 개발 강국이다. 지난달 이스라엘은 드론 편대를 띄워 레바논 베이루트의 헤즈볼라 거점을 강타했다. 이란도 드론 강자로 떠올랐다. 이란은 비대칭 전쟁 우선 방침에 따라 공군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감시 및 무장 드론 개발에 뛰어들었다. 기존의 드론을 개조할 뿐 아니라, 2015년 자국 영공에서 격추된 미국 드론에서 최신 기술을 추출해 첨단 드론까지 제작했다.

공격용 드론의 주무대는 중동이지만 확산은 시간 문제라는 지적이다. 2017년 중국이 사우디와 드론 300대를 생산하기 위한 공장 건설에 합의하는 등 소형, 저가 드론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중국도 지분을 늘려가고 있다.

드론 부상에 경고도 잇따른다. 프랑스 전략연구소는 9월에 발간한 보고서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유럽군은 공동 연구를 통해 방어전략을 개발하는 등 드론 위협에 대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투데이/김서영 기자(0jung2@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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