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양자컴 칩셋 '윌로우' 소식에 비트코인 해킹 위기감…"시한폭탄 떨어진 꼴" vs "아직 공포 이르다"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빗썸라운지 전광판에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사진=뉴스1 /사진=(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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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개당 10만 달러를 돌파하는 등 랠리를 이어온 비트코인이 양자컴퓨팅 기술 때문에 위기를 맞았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분석했다. 양자컴퓨팅 기술 발달로 비트코인 암호 해킹, 절도가 일어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퍼지고 있다는 취지다.
WSJ는 이번달 구글의 양자컴퓨터 칩 '윌로우' 발표 소식을 거론하면서 "양자컴퓨터 기술을 이용한다면 해커가 비트코인 암호를 깨고 디지털 지갑에서 코인을 훔쳐낼 수 있다"며 "이 경우 비트코인 가격이 폭락할 수 있다"고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구글은 지난 11일 양자컴퓨터용 칩셋 윌로우를 발표했다. 양자컴퓨터 칩셋은 0과 1로 표시되는 기존 2진법에 더해, 0과 1이 뒤얽힌 정보 '큐비트'를 표현할 수 있다. 큐비트 표시 능력이 커질수록 양자컴퓨터 연산능력이 획기적으로 개선되나, 오류도 많아진다는 약점이 있었다. 구글은 오류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윌로우에 적용했다고 한다.
윌로우와 같은 양자컴퓨터 기술이 상용화되려면 아직 갈길이 멀다는 게 전문가 중론이다. WSJ도 "연구자들에 따르면 비트코인 암호화를 해독할 만큼 강력한 장치가 등장하려면 10년 이상 걸릴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그러나 특정 해커가 이 기술에 접근, 비트코인을 공격할 수 있게 된다면 비트코인 신뢰는 걷잡을 없이 추락할 수 있다고 일부 전문가는 경고한다.
워싱턴싱크탱크 허드슨연구소의 아서 허먼 수석연구원은 "만일 누군가가 양자컴퓨터 해킹 기술을 손에 넣어 가상화폐를 공격하기로 한다면 그야말로 시한폭탄이 떨어진 꼴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 연구소는 2022년 연구에서 비트코인이 해킹당한다면 3조달러(4630조원) 이상의 손실과 함께 심각한 경기침체가 찾아올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양자컴퓨터 해킹이 발생한다면 기존 제도권 금융도 위협에 놓이기는 마찬가지지만, 기존 제도권보다 비트코인을 겨냥한 해킹이 더욱 성행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양자컴퓨팅 분야 사이버보안 전문 스타트업 큐세큐어의 스킵 산제리 공동창업자는 WSJ 인터뷰에서 "은행은 규제와 방어 메커니즘의 보호를 받고 고객 보호 능력을 갖추고 있지만 비트코인은 '서부 무법지대'에 있는 셈"이라며 비트코인은 도난당하더라도 손해배상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일부 암호화폐 전문가들은 양자컴퓨팅 상용화까지 아직 갈길이 멀기 때문에 비트코인이 해킹에 충분히 대비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가상화폐 아발란체를 만든 에민 귄 시러는 WSJ에 "언젠가 양자 기술로 인한 종말이 반드시 올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그때까지 많은 시간이 있기 때문에 지금 공포에 빠질 필요는 없다"고 했다.
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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