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타임즈 보도…"TSMC 반도체 中미사일에 사용" 우려
TSMC 매출 중 10%가 화웨이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에 화웨이 반도체를 생산하지 말 것을 압박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즈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에 수출하는 반도체가 중국을 기술 강국으로 만드는 데 기여하고 더 나아가 직접적인 무기로서 활용된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보안 전문가들은 대만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일본 등 중국에 반도체를 수출하는 국가들에게도 미국 정부가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봤다.
복수의 미국·대만 정부 관계자는 미국 정부가 지난해부터 대만정부에 TSMC가 화웨이에 반도체를 판매하는 것을 막아달라고 압박했다고 전했다.. 지난달 미국 관계자는 주미 대만 대사에게 TSMC에서 제작한 반도체가 중국의 미사일에 사용되고 있다는 우려를 전달하기도 했다.
미국 정부는 중국이 민간 산업 기술을 군사 분야로 이전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 정부 관계자는 “우리는 대만 파트너들과 보안성과 기술공급 체인의 마지막 사용자를 놓고 많은 대화를 나누고 있다”며 “대만은 중국으로부터 직접적인 군사 위협을 받고 있는 파트너이자 중국의 군사적 야욕에 필요한 특정 기술을 생산하는 몇 안 되는 곳 중 하나”라고 말했다.
다만 동시에 TSMC는 미국 정부의 화웨이 제재로 반사이익을 얻고 있는 기업 중 하나이다. 크레디트스위스에 따르면 올해 3분기 TSMC 매출액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20%로, 이 가운데 절반은 화웨이였다. 이 때문에 트럼프 정부의 이 같은 압박이 실질적인 결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이다.
대만 정부는 이 보도에 대해 “대만의 기술 산업은 국제 규칙을 엄격히 준수하며 미국을 포함한 주요 국가들과 계속 협력하고 있다”는 원론적인 수준의 답변을 내놓았다.
워싱턴 보안자문회사인 비콘 글로벌 스트레이지는 미국 정부의 압박이 대만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에릭 세이어스 부사장은 “미국 정부는 대만과 한국, 일본 등이 중국에 수출하는 반도체가 중국의 기술 발전, 5세대(5G) 통신, 군사기술 등에 어떻게 활용되는지 조사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 관계자는 “대만 정부가 가까운 시일 내에 이러한 고려사항을 면밀히 검토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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