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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기생충’을 연출한 봉준호(50) 감독이 아카데미상 수상에 청신호를 켰다.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베벌리 힐튼 호텔에서 열린 제23회 할리우드 필름 어워드에서 필름메이커 상을 받았다. 시상식에는 ‘기생충’에 출연한 배우 박소담도 참석해 봉 감독과 함께 레드카펫을 밟았다.
할리우드 필름 어워드는 1997년 시작된 미국의 영화상이다. 영화적으로 뛰어난 성취를 거둔 작품을 선정해 상을 수여한다. 대상은 매년 1월1일부터 12월31일까지 개봉된 영화들이다.
‘기생충’은 미국에서 흥행과 작품성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지난 1일 기준으로 누적 박스오피스 매출 565만9526달러(약 66억466만원)를 기록했다. 봉 감독의 전작 ‘설국열차’가 벌어들인 456만3650달러(약 53억2349만원)를 일찌감치 뛰어넘었다.
승승장구에 북미 내 상영관은 3곳에서 463곳으로 늘었다. 개봉 3주차 주말(10월 25~27일) 사흘간 박스오피스 매출 182만6424달러(약 21억352만원)를 기록한 덕이다. 개봉 2주차 주말(10월 18~20일) 매출(124만1334달러)보다 47.1%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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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은 극장당 평균 매출에서도 박스오피스 상위권 영화들을 앞선다. 개봉 3주차에 박스오피스 1, 2위를 차지한 ‘말레피센트 2’와 ‘조커’의 극장당 수입은 각각 5100달러와 4890달러. ‘기생충’은 세 배에 가까운 1만4158달러다.
‘기생충’은 현재까지 서른 나라에서 개봉했다. 프랑스, 베트남, 인도네시아, 호주 등 열한 나라에서는 역대 가장 흥행한 한국영화로 기록됐다. 대만과 홍콩, 마카오에서는 역대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 가운데 가장 많은 수익을 냈다.
현지 언론과 영화인들은 앞다퉈 호평을 쏟아낸다. 워싱턴포스트는 “‘기생충’은 봉준호 감독의 걸작이자 올해 감상한 최고의 작품”이라며 엄지를 세웠다. 거장 마틴 스코시즈 감독은 “최고의 시네마다. 봉중호는 천재가 분명하다”고 했다. 유명 비평가 A.O. 스콧은 “한국뿐만 아니라 그 어디에도 존재하는 계급 투쟁에 관련한 날카로운 교훈을 전달한다”며 “봉준호는 세기의 감독으로 불리기에 충분하다”고 했다.
연이은 극찬에 ‘기생충’은 내년 2월9일 열리는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우수 국제영화상 부문을 넘어선 수상이 점쳐진다. 뉴욕타임스 등 유력 매체들은 이미 강력한 후보로 ‘기생충’을 거론했다. 버라이어티 등 일부 매체들은 지난해 3관왕(감독상·촬영상·외국어영화상)을 차지한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로마’도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한다. 비영어권 영화로는 이례적으로 거둔 북미 흥행 성적이 유리한 입지로 작용할 거라는 분석이다.
역대 아카데미 최다 후보·수상 기록을 겸비한 비영어권 영화는 이안 감독의 ‘와호장룡’이다. 열 부문 후보에 올라 촬영상·외국어영화상·미술상·음악상 등 4관왕에 올랐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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