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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스틸웰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6일 오전 외교부 청사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조세영 외교부 1차관을 만난다. 이 자리에는 청와대 국가안보실 관계자와 정석환 국방부 국방정책실장도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외교·안보 당국자가 모두 소집된 이유는 스틸웰 차관보의 방한이 통상적인 한미동맹 현안을 논의하는 범위를 넘어설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는 22일 자정에 효력이 종료되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이야기다.
스틸웰 차관보는 5일 저녁 입국하면서 "한국 정부와의 생산적인 만남을 통해 한미동맹이 이 지역 평화와 안보의 주춧돌이라는 점을 재확인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지역 평화와 안보의 주춧돌"이라는 표현을 놓고 외교가에서는 지소미아 연장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하고 있다.
북한과 중국, 러시아의 세력 확장을 차단하려는 미국의 전략에서 지소미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작지 않다. 한일 양국이 체결한 협정이지만 동아시아 지역에서 한미일 3각 안보협력 체제를 상징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소미아가 종료되면 북한과 중국, 러시아에 한미일 3각 안보체계가 와해되고 있는 신호를 보낼 것이고, 이는 한반도 주변을 둘러싼 안보지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미국은 다양한 채널로 지소미아 연장을 압박하고 있는 이유다. 마크 내퍼 국무부 부차관보는 한국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겨냥해 "한일간 대립이 한미일 연대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고, 베이징과 모스크바, 평양에 이를 기뻐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문제는 한일관계가 막힌 상태에서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번복할 명분이 없다는 점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4일 태국 방콕 아세안+3 정상회의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만나 해법을 찾으려고 했지만 아직 구체적 방안은 나오지 않고 있다. 한국 외교·안보 당국자들은 지소미아 연장에 앞서 일본의 변화를 촉구할 것이고 경색된 한일관계에 대한 미국의 중재를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만 압박만 하지 말고 일본 정부도 설득해 달라는 것이다. 미국이 한국의 주장을 수용해 중재에 적극 나서면 지소미아 문제는 한일관계에는 약이 될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스틸웰 차관보의 이번 방한은 한일관계에 중요한 변곡점이 될 수 있다.
[장박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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