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정부 교육공약, 단계적 시행→일괄 적용으로 급선회
사교육 유발·일반고 황폐화 비난에 '특권교육 철폐' 강조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7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자율형사립고와 외국어고, 국제고의 일반고 전환을 담은 '고교서열화 해소 및 일반고 역량 강화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정부가 오는 2025년 고교학점제 도입에 발맞춰 자율형사립고와 외국어고, 국제고를 모두 일반고로 전환하기로 했다. 이 방안이 실행되면 1992년 첫 도입된 외고는 33년만에, 2001년 도입된 자사고는 24년만에 각각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교육부는 7일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서 외고·국제고·자사고 운영근거를 삭제해 2025년 한꺼번에 일반고로 바꾸는 등의 '고교서열화 해소방안'을 발표했다. 현재 운영중인 전국 42개 자사고와 30개 외고, 7개 국제고 등 모두 79개 고교가 대상이다.
이들 자사고·외고·국제고의 일반고 전환은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에 포함된 사안이었다. 당초 정부는 자사고·외고·국제고를 완전 폐지하는 대신 설립목적에 맞지 않게 운영되는 학교만 선별해 단계적으로 일반고로 바꾸고자 했다. 우선 학생 선발권을 대폭 제한한 뒤 운영성과평가(재지정평가)를 통해 설립목적에 부합하지 않게 운영되는 학교를 일반고로 전환하고 이후 국가교육회의에서 고교체제 개편방안을 논의한다는 '고교체제개편 3단계 로드맵'도 내놓았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자사고 운영성과평가 과정에서 찬반 논란이 거세지고 지역별로 서로 다른 평가기준 등 논란이 일자 교육부가 책임지고 법령을 개정해 한꺼번에 일반고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특히 이른바 '조국 사태'로 불거진 특권교육의 폐혜와 교육 불공정성이 논란이 되면서 이같은 정책 추진은 더욱 힘을 받게 됐다. 교육당국은 주요 대학의 수시모집 학생부종합전형 결과를 확인한 결과 과학고와 외국어고, 자사고 학생들의 대학 합격률이 일반고 학생들보다 훨씬 높게 나타나는 등 고교서열화가 고착화돼 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자사고·특목고에 사실상 '고교등급제'가 적용돼 특권층에게 유리한 입시 수단이 되고 있다는 비난이 이어졌다.
오는 2025년 전면 도입되는 고교학점제 역시 자사고·외고·국제고 폐지를 촉진시켰다. 학점제가 시행되면 학생들이 서로 다른 수업을 수강하기 때문에 현재와 같은 내신 상대평가는 사실상 불가능해서 절대평가 방식으로 전환할 수밖에 없다.
교육부 관계자는 "현재 자사고·외고·국제고는 성적·입시 중심의 학교 운영 등으로 당초 설립 취지와는 다르게 운영되고 있고, 이는 고교 단계 뿐 아니라 대입 결과 등에도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치면서 일반고의 교육력을 저하시켰다"며 "미래사회에 대비한 학생 개개인 맞춤형 교육체제를 통해 창의적·융합적 인재를 양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