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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이슈 자율형 사립고와 교육계

자사고·외고, 2025년 일반고 일괄 전환 … '고교서열화' 없앤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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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79개 고교 전환대상 … 학교명·교육과정 동일하게 유지

일반고 활성화·교육 혁신 위해 5년간 2조2000억 투입

아시아경제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7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자율형사립고와 외국어고, 국제고의 일반고 전환을 담은 '고교서열화 해소 및 일반고 역량 강화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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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정부가 오는 2025년부터 전국 모든 자율형사립고와 외국어고, 국제고를 일반고로 일괄 전환한다. 당초 설립 취지와 다르게 학교간 서열화를 조장하고 사교육을 심화시키는 이들 고교를 사실상 폐지하고, 교육과정 다양화 등 일반고의 교육역량을 강화해 고교학점제 도입와 미래교육의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7일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현 고교체제 개편과 일반고의 역량 강화 내용을 담은 '고교서열화 해소방안'을 발표했다.


유 부총리는 "전체 고교 중 약 4%를 차지하는 자사고·외고·국제고 등에서 우수 학생을 선점하고 비싼 학비와 교육비가 소요되다 보니 고등학교가 사실상 '일류', '이류'로 서열화되고 고교 진학경쟁이 심화돼 사교육비 부담이 커지는 등 학교·학생 간에 위화감이 조성되는 문제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학 입시에서는 특기자 전형이 일부 고교에 유리하게 돼 있고 학생부종합전형에서 일부 '고교 프로파일' 정보가 불공정하게 사용된다는 의심이 있다"며 "자사고·외고 등이 입시에 치우쳐 당초 설립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기도 하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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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교육부는 우선 올 연말까지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개정해 고교학점제가 도입되는 2025년 3월부터 자사고·외고·국제고를 일반고로 전환하기로 했다. 자사고 42곳, 외고 30곳, 국제고 7곳 등 모두 79곳이 대상이다. 이들 학교는 일반고로 전환된 이후 학생 선발과 배정 모두 일반고와 동일하게 운영되며, 기존 학교의 명칭과 특성화된 교육과정은 동일하게 유지할 수 있다.


개정안은 현재 초등학교 4학년부터 적용되며, 전환되기 전에 입학한 학생들의 경우 졸업할 때까지 자사고·외고·국제고의 학생 신분을 유지할 수 있다.


그동안 전국단위로 학생을 모집했던 일반고 49곳의 모집 특례도 폐지한다. 과학고와 영재학교는 지필평가 등 선발시험을 폐지해 고입 단계의 사교육 유발요인을 단계적으로 해소하고, 지원 시기를 동일하게 해 중복지원을 불가능하게 하는 등 선발방식을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유 부총리는 "자사고·외고·국제고가 사교육을 심화시키고 부모 소득에 따라 교육 기회의 불평등을 초래하고 있다"며 "입시 공정성을 확보하고 미래 고교교육을 준비하고자 일반고 전환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이와 함께 일반고의 교육역량을 꾸준히 강화해 모든 학생에 대한 맞춤형 교육 여건을 조성한 뒤 고교학점제를 시행할 계획이다. 초·중등학교 교육과정을 2020년 부분 개정하는 데 이어 2022년 전면 개정해 2025학년도부터 고등학생이 대학생처럼 수업을 골라 듣는 학점제형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일반고 내에서도 예술·체육·직업 분야로의 진로를 희망하는 학생에 대해서는 관련 특목고·특성화고 수준의 교육 여건을 제공하고 직업교육을 희망하는 일반고 학생에 대해서는 특성화고·전문대와 연계한 위탁교육 기회도 확대한다.


유 부총리는 "일반고 활성화를 위해 5년간 2조원 이상 지원하고 부총리가 단장을 맡는 '고교교육 혁신 추진단(가칭)'을 운영해 책임있게 챙겨나갈 것"이라며 "고교학점제 시행에 맞춰 일반고 집중육성, 미래형 대입제도 개선, 고교체제 단순화가 이뤄지도록 고교 교육을 획기적으로 혁신하는 계기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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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브리핑에는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부회장인 최교진 세종시교육감을 비롯해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장휘국 광주시교육감, 도성훈 인천시교육감 등이 동석했다.


이 교육감은 "고교서열화 및 불평등 해소 방안을 크게 환영한다"며 "모든 학생에게 동등한 기회를 부여하는 교육 평등의 시대를 여는 결정이며, 성적과 경쟁의 시대를 넘어 성장과 협동의 시대로 넘어가는 역사적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조 교육감은 "박근혜 정부 하에서 자사고 폐지를 전면 제기하면서 많이 씨름했는데, 교육청의 의제가 국가 의제가 되는 날이라 감개무량하다"며 "서민 자녀가 다니는 일반고가 공교육의 중심에 서도록 학교간 서열화 시대에서 학교 내 다양성 시대로 전환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 교육감은 "이제 더는 아이들을 한 줄로 줄 세우는 교육은 안 된다"면서 "모두가 각자 가진 끼와 꿈을 살릴 수 있도록 지원하려면, 맞춤형 교육을 뛰어넘어 학생 스스로 교육과정을 짜도록 고교학점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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