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둥성 9개 지역서 주택구매시 세금 증명 등 면제
전문직 자격증 본토에서도 인정.. '당근' 꺼내
혜택 제한적이고 '중국화' 가속한다는 비판도
7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밍바오 등에 따르면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전날 베이징에서 한정(韓正) 중국 상무위원이 주재한 ‘웨강아오(광둥·홍콩·마카오) 대만구 건설 영도소조’ 회의에 참석한 후 16가지 조치를 발표했다.
이 조치에 따르면 홍콩인이 대만구 내 광둥성 9개 지역(선전·광저우·주하이·포산·중산·둥관·후이저우·장먼·자오칭)에서 주택을 구매할 때 세금 납부 증명 등이 면제된다. 선전은 중국 IT산업의 중심지로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곳이다. 홍콩 사람들에게도 부동산 투자에 동참할 기회를 준 것으로 풀이된다.
또 이 지역에서 일하는 홍콩인은 학비가 비싼 국제학교 대신 중국 본토인과 마찬가지로 일반 학교에서 자녀 교육을 시킬 수 있고, 취학 전 교육과 고교입시에서도 동등한 혜택을 받는다. 변호사·건축가 등 홍콩 내 전문직 자격증을 중국 본토에서도 인정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홍콩 보험업자가 중국 내에서 영업할 수 있도록 규제도 완화된다.
이와 함께 광둥성 정부는 2020년도 중국 본토 4년제 대학 졸업자를 대상으로 홍콩·마카오 출신 공무원을 처음 모집하기로 했다.
웨강아오 대만구 계획은 2035년까지 중국 정부가 광둥성 9개 도시와 홍콩, 마카오를 묶어 미국의 실리콘밸리와 같은 세계적인 혁신 경제권을 개발하려는 계획이다. 당초 홍콩의 반중국 시위가 이어지면서 웨이강오 대만구 계획에서 홍콩의 역할이나 지위를 축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오히려 더 많은 혜택을 주는 ‘회유책’을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정 상무위원은 “대만구 건설 성과가 더 많은 민중들, 특히 홍콩·마카오인들, 그중에서도 젊은이들이 만족감을 누릴 수 있도록 긴밀히 협력해 경제발전의 지지대가 돼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의 실효성을 두고 의문이 커지고 있다. 웨강아오 대만구 건설이 홍콩과 마카오의 자율권과 차별성을 약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16개 조치의 대부분이 광둥성으로 삶의 터전을 옮길 경우 받을 수 있는 혜택이어서 효과도 제한적이다. 뿐만 아니라 홍콩인들을 ‘중국화’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어 반중국 정서를 더 높일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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