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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8 (화)

[Health Journal] 미리미리 저축하세요…노후의 건강자산, 근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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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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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은 '그냥 오래 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즐겁고 건강하게 살기 위해' 반드시 해야 한다. 운동을 하면 지방이나 신경세포, 혈관 등 온몸의 세포나 조직에 작용하는 '마이오카인(myokine)' '사이토카인(cytokine)' 등과 같은 30여 종의 호르몬 물질이 만들어진다. 이들 물질은 격한 근육 트레이닝을 하면 10분, 자전거타기 등의 유산소 운동을 1시간쯤 하면 근육에서 분비되기 시작한다. 덴마크 코펜하겐대 벤테 페데르센 교수팀이 발견한 마이오카인 및 사이토카인은 지방분해를 촉진하는 다이어트 및 치매예방 효과, 동맥의 염증을 억제해 동맥경화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운동을 하면 혈액순환이 촉진돼 산소와 영양이 우리 몸 구석구석까지 잘 운반되고 이산화탄소나 노폐물 배출도 잘된다. 나이가 들면 혈압이 높아지는 이유는 근육이 약해져 혈압을 올려도 혈액이 온몸에 고루 퍼지지 않기 때문이다.

운동은 크게 유산소 운동과 무산소 운동으로 나뉜다. 대표적인 유산소 운동은 등산, 조깅, 자전거타기, 수영, 테니스, 배드민턴, 빨리 걷기 등이다. 유산소 운동은 1주일에 3~4회 이상, 한 번에 1시간 이내가 가장 적당하다. 근력을 강화하는 무산소 운동은 역기, 완력기, 웨이트 트레이닝 등이며 유산소 운동과 함께 15분 정도 하면 근력 회복에 상당한 도움을 준다.

전문가들은 운동도 나이별, 성별, 질환 유무에 따라 달리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복부지방이나 내장지방이 많은 40·50대 이상은 뱃살 빼는 것에만 초점을 맞추지 말고 근육이 위축되지 않도록 근력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 근육은 우리 몸에서 가장 큰 기관이며, 성인 남성은 체중의 약 40~45%, 여성은 약 30~35%를 차지한다.

근육은 곧 체력이다. 체력이 40세쯤부터 특별한 이유 없이 떨어지기 시작해 50세를 기점으로 급강하하는 배경에는 근육 저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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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육량은 30세쯤 정점에 달하고 40세 이후 해마다 1%씩 감소해 평균 수명에 해당하는 80세가 되면 절반으로 줄어든다. 특히 등 근육과 복근, 엉덩이 근육, 넓적다리 근육과 같이 큰 근육이 눈에 띄게 줄어든다.

체력이 하락하면 '늙음' '노화' '연로' 등 고령화(aging)가 한층 가속화되고 질병 증상이 곳곳에서 나타난다. 이를 '노인증후군' 또는 '폐용증후군'이라고 한다. 노인증후군은 체력 저하를 비롯해 골절, 빈뇨·요실금, 저영양, 청력·시력 저하, 인지기능 저하, 씹기와 삼키는 능력 등 구강능력 저하, 수면장애, 우울증, 은둔 등의 증상을 말한다. 폐용증후군은 고령화로 오랫동안 장기와 근육을 사용하지 않으면 기능이 저하되고 상실되며 위축되는 등 폐해가 발생하는 것을 뜻한다.

히구치 미쓰루 와세다대 스포츠과학학술원 교수는 최근 발간한 '피곤해 죽겠다면 근육에 투자하라'(이아소 출간)라는 책에서 "체력(physical fitness)은 신체 활동을 수행하는 능력"이라며 "객관적·정량적 판단 기준은 △전신 지구력(全身持久力) △근력 △밸런스 능력(평행성 체력) △몸의 유연성 △기타(민첩성 등)와 같은 5가지로 구성된다"고 밝혔다. 히구치 교수는 일본 정부(후생노동성)의 자료를 인용해 "체력은 몸을 움직이는 힘을 의미하는 '행동 체력'과 질병이나 스트레스, 세균감염, 추위와 더위 등의 외부환경을 이겨내는 '방위체력'으로 세분화된다"면서 "체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근력과 전신지구력"이라고 강조했다. 근력은 근육(몸을 움직이는 골격근)이 발휘하는 힘을, 전신 지구력은 전신을 이용한 운동을 얼마나 오래 지속할 수 있는가 하는 능력을 말한다. 근력과 전신지구력이 강하면 생활습관병이 발병할 위험도가 낮아지고 예방할 수 있다. 쉽게 말해 체력이 좋아야 '건강수명'을 늘려 '일상생활에 지장 없이 건강하게 장수할 수있다'는 얘기다.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평균 82.7세(2017년 기준, 남자 79.7세, 여자 85.7세)이지만, 건강수명은 평균 64.9세(남자 64.7세, 여자 65.2세)로 약 18년간 건강문제로 활동에 제한을 받으며 살고 있는 셈이다.

근육은 체력을 유지하고 건강수명을 늘리는 데 기본이다. 몸을 움직이려면 근육이 필요하다. 우리 손이나 다리가 움직이는 것은 관절에 걸쳐서 2개 뼈에 붙어 있는 골격근 덕분이다. 눈꺼풀이 올라가는 것은 안검거근, 안구가 움직이는 것은 외안근 때문에 가능하다. 근육은 크게 △골격근(몸을 움직임) △심장근(심장벽을 이루고 있으며 혈액을 전신에 보냄) △민무늬근(혈관이나 모든 내장기관의 벽을 이루고 있음) 등으로 구분한다. 골격근은 수많은 근섬유라고 불리는 근세포 다발로 이뤄지며 근섬유에는 수축이 빠른 '속근섬유'와 수축이 느린 '지근섬유' 등 2개 타입이 있다. 서 있을 때나 걸을 때는 주로 지근섬유를 사용하다가 조깅이나 러닝과 같이 뛰는 속도를 올리면 속근섬유가 동원되는 비율이 높아지고 전력질주를 할 때는 거의 속근섬유가 움직인다. 속근섬유는 순간적으로 크고 강한 힘을 내지만 단시간에 쉽게 피로해지고 지근섬유는 순간적으로 큰 힘을 내지 못하지만 장시간 사용해도 지치지 않는 특징이 있다. 또한 노화될수록 속근섬유쪽이 쉽게 감소한다.

골격근은 우리 몸에 400종 이상 되며 무게로 치면 신생아는 체중의 약 25%에 불과하지만 성인 남성은 40~45%, 여성은 30~35%로 늘어난다. 근육량은 체조성계로 직접 측정할 수 있지만, 정확하게 알려면 MRI(자기공명영상)를 이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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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육의 힘이 얼마나 발달했는지를 나타내는 것은 '근력'이다. 악력(물건을 쥐는 손의 힘)이나 배근력(등을 펼 때의 힘)이 가장 일반적인 근력이다. 어느 정도 근력이 있는지 결정하는 것은 근섬유의 단면적으로 '힘이 세졌다' '힘이 붙었다'고 느끼는 것은 근 단면적이 커지는 것과 비례해 근력이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근력의 최고조 연령은 남성은 20~30세, 여성은 20세이며 일반적으로 40세까지 유지된다. 전신 근육량은 남녀 모두 45세쯤부터 줄기 시작해 50세를 지나면서 줄어드는 속도가 급격히 빨라진다. 건강한 성인이라도 근육량이 20~50세에 약 10% 감소하는 데 이어 50~80세에는 다시 30~50%로 눈에 띄게 줄어든다. 근력도 40세 정도까지 유지되지만 그 이후로는 떨어진다. 특히 평소 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은 이르면 30세부터 매년 0.5~1% 정도 근력이 감소한다. 악력을 예로 들자면 50세 90%, 60세 80%, 70세 70%로 50세를 지나면 10년마다 10%씩 저하된다. 히구치 교수는 "몸을 움직이지 않으면 근육량 감소와 근력 저하가 나타나는데, 상반신보다 하반신 근육이 두드러진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실험결과, 3주 동안 침대에서 내려오지 않은 채로 생활하게 되면 하반신 근육량이 2~10% 감소하고 남녀 모두 근력이 평균 20% 저하했다. 예부터 '노화는 다리부터'라는 말이 사실인 셈이다. 넓적다리(대퇴부)의 앞쪽에 있는 대퇴사두근 근육량은 체중 1㎏당 20대는 평균 25g, 70대는 평균 15g이지만, 만약 10g 아래로 떨어지면 몸을 지탱하기 힘들고 쉽게 낙상하게 된다.

히구치 교수는 '피곤해 죽겠다면 근육에 투자하라'라는 책에서 "나이를 먹으면서 근육량과 근력이 감소하고 걷는 속도가 늦어지는 등 운동·신체기능 장애가 생기는 것을 '사르코페니아(sarcopenia·그리스어로 근육(sarco)과 상실(penia)을 뜻하는 단어 합성어)'라고 한다"면서 "고령자의 약 10~15%가 사르코페니아를 앓고 있다고 추정되며 남성은 80세, 여성은 75세를 지나면 환자가 급증한다"고 말했다. 치료법은 약이 없는 만큼 운동과 단백질 위주의 식이요법 병행이 최선이다. 근육을 비롯해 관절, 연골, 추간판과 같은 운동기관이 약해져 운동기능이 저하된 상태를 '로코모티브 신드롬(locomotive syndrome·운동기능저하증후군)'이라고 한다.

근육량을 늘리고 근력을 키우려면 어떻게 운동을 해야 할까? 이수찬 상원의료재단 힘찬병원 대표원장은 "근력 운동은 어깨와 허리, 가슴, 복부, 다리 등 주요 근육을 골고루 발달시켜 주는 게 중요하다"며 "그러나 근력 운동은 무리하면 근육통이나 관절손상 등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 자신의 체력에 맞게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근력 운동으로 인한 부상을 막으려면 △준비 운동과 마무리 운동 △정확한 동작 △적당한 무게 △충분한 휴식 등 4가지 원칙을 지켜야 한다.

집안과 같이 좁은 공간에서 쉽게 할 수 있는 대표적인 하체 근력운동은 스쿼트와 런지다. 스쿼트의 기본동작은 어깨 너비로 발을 벌리고 서서 발끝이 약간 바깥쪽을 향하도록 한 뒤, 무릎이 발끝보다 앞으로 나오지 않도록 하면서 허벅지와 수평이 될 때까지 앉았다 일어서는 것이다. 엉덩이가 무릎보다 아래로 내려가면 무릎에 손상이 올 수 있다. 런지는 발을 엉덩이 너비로 벌린 다음 한발을 앞으로 옮겨 무릎을 구부렸다 일어서는 자세를 취한다. 런지는 무릎은 90도까지 굽히되 뒤에 놓인 다리의 무릎이 바닥에 닿지 않아야 한다.

상체 근력은 아령이나 덤벨, 바벨 등을 활용해 발달시킬 수 있다. 스마트폰을 오래 사용하면서 어깨와 뒷목 등에 통증을 느끼는 사람이 많은데, 상체 근력 운동을 적당히 하면 이러한 통증이 줄어드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가슴 근육은 근육이 여러 개로 나눠지지 않아 팔굽혀펴기만으로도 쉽게 발달시킬 수 있다. 또한 필요한 영양을 식사를 통해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물에 이어 단백질을 비롯해 지질, 당질, 비타민, 미네랄 등도 골고루 섭취해야 균형잡힌 몸매를 유지할 수 있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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