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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 (토)

産銀, 금호와 '질긴 악연'…갈길 먼 KDB생명·대우건설 매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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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부 능선 넘은 아시아나항공 매각

최대 미션 KDB생명 매각은 '난항'

LOI 제출 없어 예비입찰 일정 차질

대우건설 매각도 '2년 후' 먼 얘기

이데일리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사진=연합뉴스 제공)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9부 능선을 넘으며 KDB산업은행에 드리운 금호그룹의 어두운 그림자가 서서히 걷혀가고 있다. 이동걸 회장이 직접 금호타이어와 아시아나항공 매각의 꼬인 실타래를 풀면서다.

다만 아직 산은과 금호간 10년 묵은 악연이 끝난 건 아니다. 이 회장이 연내 매각을 공언했던 KDB생명(옛 금호생명)의 매각이 난항을 겪고 있고, KDB인베스트먼트에 넘긴 대우건설도 단기간 정상화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13일 산은과 금융권 등에 따르면 산은과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지난 2009년 6월 재무구조 개선약정을 체결했다.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2002년 제4대 회장에 취임한 이후 2006년 대우건설(6조4000억원), 2008년 대한통운(4조1000억원)을 각각 사들이며 10대 그룹으로 도약했지만, 무리한 차입 탓에 글로벌 금융위기의 파고를 맞았던 탓이다. 이때부터 산은과 박 회장은 10년 가까이 한 배를 타고 구조조정 작업을 했다.

아시아나항공 채권단 한 관계자는 “10년간 일하며 박 전 회장이 경영에 개입하면 안 된다는 의지가 확고해졌다”며 “그 결과 이번 매각까지 이른 것”이라고 했다. 아시아나항공의 표면적인 매각 주체는 금호산업이었지만 산은 등 채권단의 의지가 실질적으로 인수합병(M&A)을 이끌었다는 얘기다.

다만 악연은 현재진행형이다. 산은의 최대 미션 중 하나는 KDB생명의 매각인데, 아직 별다른 ‘입질’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은 인수 후보자에 투자설명서(IM)를 배포했음에도 투자의향서(LOI)를 제출한 곳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탓에 KDB생명의 예비입찰 일정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이번달 중 LOI를 받고 예비적격후보(쇼트리스트)를 정한 후 올해 안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는 계획에 차질이 생긴 것이다. 유력 인수 후보로 거론됐던 한 금융지주사 인사는 “포트폴리오 계획상 생명보험사를 살 계획은 없다”고 했다.

대우건설은 산은의 구조조정 전담 자회사인 KDB인베스트먼트로 이관돼 있다. KDB인베스트먼트는 서둘러 매각에 나서기보다 일단 기업가치를 높이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회장은 최근 “2년 정도 지나 시기가 좋아지면 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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