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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4 (목)

영이너폼 란제리 30년…"수출 3000만불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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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 포커스 강소기업 CEO- 이종덕 영이너폼 대표

파이낸셜뉴스

이종덕 영이너폼 대표. 사진제공=영이너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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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파이낸셜뉴스 강근주 기자] ㈜영이너폼은 2003년 국내 최초로 접착브라, 접착팬티를 상용화했다. 누디날개, 무봉제브라(노브라), 휴먼브라, 접착브라탑, 접착거들류 상품은 지금도 소비자 사이에서 인기가 많다. 하지만 2016년 개성공단 폐쇄 이후 영이너폼은 된서리를 맞고 휘청거렸다. 개성공단 재개가 표류하는 동안 이종덕 영이너폼 대표는 고양시 신설공장과 베트남 호치민에 12개 라인의 봉제공장과 소재공장을 열고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으로도 가입했다. 아너 소사이어티는 경기북부 사랑의열매에 1억원 이상 기부한 사람들 모임이다. 이종덕 대표는 개성공단 폐쇄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오히려 주변을 돌아보게 됐다. 앞만 보고 달리느라 한참 잊고 지낸 공동선, 사회공헌활동, 나눔사랑에 문득 눈을 돌리며 어릴 적 목표를 결국 이뤘다. 이제 영이너폼을 시작하며 설정한 수출 3000만불을 달성하는 일만 남았다.

그는 어린 시절 집이 가난했다. 어머니 행상으로 공부했다. 대학도 31살에 졸업해 늦깎이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고양시 동산리(현재 삼송지구)는 그가 아홉 살부터 결혼해 아들을 볼 때까지 24년을 살던 제2의 고향이다. 당시 동네에는 머리가 좋지만 가정형편 때문에 진학을 포기하는 친구가 많아 가슴이 아팠다. 나중에 기반을 닦는다면 그런 이들을 돕겠다고 그는 결심했다.

늦은 나이에 입사한 그는 란제리 MD로서 한 우물만 열심히 팠고, 작지만 알찬 중소기업을 설립했다. 하지만 어린 시절 결심은 까맣게 잊고 살았다. 사업 키우는 일에만 몰두했다. 그러다 2016년 2월 개성공단 잠정중단이 발표되자 20년 동안 피땀을 들인 공이 한순간에 날아갔다.

그나마 나중에 공장을 지을 요량으로 2003년 동산리에 사둔 땅이 최근 몇 년 사이에 금싸라기 땅이 됐다. 임대수익이 적지 않았다. 그는 가족회의를 열고 아너 소사이어티 가입을 논의했다. 이견이 없었다. 그는 분기마다 취약계층 4가구에 생활비-학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성금은 최소한 총 1억원이 될 때까지 지속 전달된다.

그는 작지만 알찬 기업을 만들고 싶었다. 남들이 만들지 못하는 상품을 선보이고 싶었다. 아파트 중도금 2회차 납입한 분양권을 1억원에 팔아, 이를 종자돈으로 삼아 브래지어-수영복컵 관련 소재 사업부터 시작했다. 영이너폼 탄생이다. 당시 제품 또는 원단이나 레이스 사업이 수익성이 좋았으나, 10년 이상 일한 직장, 그동안 업무에 협력한 업체 사장들과 밥그릇 싸움하기가 영 내키지 않아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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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덕 대표(가운데)가 개성공단 영이너폼 공장에서 직원에게 기술지도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영이너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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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이너폼 경영방향은 신선함에 뒀다. 원적외선으로 건강을 살리는 옥브라컵, 여름에 위생적이고, 통기성 좋은 샌드위치 브라컵, 가슴의 뽕을 과감히 키운 볼륨 브라컵, 젤을 삽입한 브라컵 등 이런 소재는 로드샵 및 홈쇼핑에서 폭발적인 수요를 창출했다. 이어 란제리 소재에서 제품으로 확장하고, 2003년 국내 최초로 접착브라, 접착팬티를 출시했다. 이들 상품은 날개 돋친 팔려나갔다. 지금도 소비자 사랑이 깊다.

이런 기술은 특허로 등록되고, 생산된 소재는 국내 대다수 란제리 회사와 내의 회사에 납품되고 있다. 미국과 유럽 업체도 수입하고 있다. 2016년 개성공단 폐쇄 이후 고양시 신설공장과 베트남 호치민에 12개 라인의 봉제공장과 소재공장에서 이들 소재를 생산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개성공단만큼 경쟁력 있는 곳은 없다고 그는 확신한다. 성장한계에 도달한 국내 중소기업에게는 최고의 선망지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개성공단 입주기업은 남한에서 원부자재와 식자재, 사무용품 등을 조달해 국내 기업과 유기적으로 성장하며 고용을 창출했다. 그는 오는 12월 3차 북미정상회담 추진에 기대가 많다. 내년 4월 한국은 총선, 미국은 11월 대선을 앞둬 이번 만남이 이뤄지면 뭔가 결론이 날 것이란 기대치가 담겨있다.

그는 개성공단이 폐쇄된 이후 경영에 큰 타격을 입었다. 그래도 표정이 밝다. 절망은 패배했을 때 오지 않고 포기했을 때 오기 때문이다. 그는 포기를 외면하고 늘 앞으로 나아가려 한다. 새로움에 대한 도전정신이 충일하다. 특히 란제리-내의 업종에만 30년을 매달린 만큼 전문성을 발휘하려 애쓴다. 이를 바탕으로 정직한 기업이 성공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직원과 이익을 공유하려 한다. 그래서인지 직원 대부분이 장기 근속자다.

그는 국내시장은 물론 수출도 소재에서 완제품으로 바꿔가고 있다. 2015년 협동조합 개성공단상회를 만들어 운영하면서 시장 반응도 확인했다. 영이너폼 등 12개사가 자사 브랜드로 6개 로드샵에서 판매했는데 높은 매출을 보였다. 다만 개성공단 폐쇄로 아쉽지만 잠시 중단했다. 그는 미래에 남북경협 분야에서 란제리-속옷 업계의 중심적인 역할을 하고 싶어 한다.

영이너폼은 조만간 자사 브랜드를 런칭한다. 준비는 이미 끝났다. 새로운 BI, CI에 접착기술을 가미한 신상품을 선보인다. 이종덕 대표는 론칭을 준비하며 매일 새벽 3000미터를 구보한다. 달리면서 수출 3000만불을 주문처럼 외운다. 역시 자기 최면은 남을 설득하는 강장제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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