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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2 (화)

[마켓인]'마지막 매각' 성동조선, 큐리어스-HSG중공업 등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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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4번째 매각 본입찰… 매각 실패 시 청산 수순

큐리어스-HSG중공업 컨소, 1·2야드 모두 인수 타진

매각 성공시 중소형 조선사 연달아 매물로 나올 수도

이데일리

경남 통영시에 위치한 성동조선해양 전경[사진=성동조선해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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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무연 김정남 기자] 성동조선해양의 운명을 가를 마지막 매각 본입찰에 기업구주조정 전문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큐리어스파트너스가 출사표를 냈다. 성동조선해양이 극적으로 새 주인을 만난다면 매물로 나올 중소형 조선사들의 매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날 성동조선해양 매각주관사 삼일회계법인에 큐리어스파트너스-HSG중공업 컨소시엄을 포함한 총 6곳이 인수제안서를 제출했다. 이 중 큐리어스파트너스는 매물로 나온 1·2야드를 모두 인수하겠다고 제안했다. 지난 8일 진행된 예비입찰에는 총 7곳이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바 있다. 매각 측은 다음 주 중으로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방침이다.

◇ 4번째 매각 실패하면 청산 수순… 사실상 마지막 기회

지난해 4월 창원지방법원에서 기업 회생절차에 들어간 성동조선해양은 앞서 3차례 매각을 추진됐으나 모두 유찰됐다. 지난해 12월 진행된 1차 매각에서는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곳이 없어 매각이 무산됐고 지난 2월 재매각 당시에는 복수의 원매자가 인수 의사를 타진했으나 조건에 맞는 곳이 없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지 못했다. 지난해 6월 3차 매각 때는 싱가포르계 PEF 운용사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가능성이 점쳐졌으나 자금 증빙을 하지 못해 결국 유찰됐다.

성동조선해양으로서는 4번째를 맞는 이번 매각에 회사의 사활이 걸려있다. 만약 이번 매각에서도 인수자를 찾지 못한다면 성동조선해양은 청산 수순을 밟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난 9월 10일 채권단과 회사는 관계인집회를 열고 연말까지 매각 계약 체결을 전제로 한 변경 회색계획안 인가 결정을 내렸다.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인가된 회생 계획안을 이행하지 못할 경우 해당 기업은 청산하게 된다.

다만 아직까지도 매각 방식을 두고 이견이 크다. 매각 대상은 1(약 28만㎡)·2야드(약 110만㎡)를 포함한 회사 전체다. 앞서 3야드 중 일부 부지(27만㎡)는 HDC현대산업개발(294870)이 1107억원에 사들여 매각대상에서 제외됐다. 쟁점은 2야드다. 성동조선해양의 주요 생산·기술 시설이 몰려 있어 2야드가 매각돼야 회사가 온전히 회생에 성공할 수 있다는 게 성동조선해양 노조의 주장이다. 성동조선해양도 1·2야드 통매각을 지속적으로 주장해 왔다.

다만 매각 측은 1야드와 2야드 분리 매각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2야드의 청산가치는 3000억 수준인 반면 1야드의 청산가치는 300억원 수준에 머물러 부담이 덜한 1야드에 원매자들의 관심이 모이는 탓이다. 채권단으로서는 1야드라도 매각해 손실을 최소화하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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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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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 구조조정 강자 큐리어스, 성동조선 소생시키나

이런 가운데 큐리어스파트너스는 1·2야드를 모두 사겠다고 나서 다른 인수후보에 비해 인수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한 것으로 분석된다. 동부그룹 재무팀 출신인 박승근 대표가 이끄는 큐리어스파트너스는 업계에서는 기업 구조조정 분야에서 상당한 인지도를 갖고 있다.

큐리어스파트너스는 2017년 이랜드 리테일의 상장 전 투자유치(프리IPO) 참여했고 지난 2014년 12월 DB(당시 동부CNI)에서 분할된 FIS시스템 지분 100%를 인수하는 등 이랜드 및 DB그룹의 기업 구조조정에 참여하며 트랙레코드를 쌓아올렸다. 지난해에는 미래에셋벤처투자와 성운종합터미널을 인수했으며, 지난해 한국성장금융이 진행한 ‘기업구조혁신펀드’ 위탁운용사에 선정되기도 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큐리어스와 HSG중공업의 맞손에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큐리어스가 가진 기업 구조조정 능력도 강점이지만 컨소시엄을 형성한 HSG중공업 역시 성동조선해양을 살릴 적임자로 평가받고 있어서다. 1989년 설립된 HSG중공업은 선박부품 제조 및 가공과 조선기자재 및 해양플랜트 사업을 영위해 왔으며, 현재 액화천연가스(LNG) 펌프 타워 시장점유율 글로벌 1위를 달성하고 있다.

한 구조조정 업계 전문가는 “조선 산업에 정통한 전략적 투자자(SI)가 확실한 발주처를 확보해 2년여간 회사를 공들여 살려보겠다는 취지로 자금을 쏟아붓지 않는 이상 성동조선해양이 유지될 수 없을 정도로 상태가 악화됐다”며 “조선해양플랜트 설비 업체인 HSG중공업이 발주처를 물색하고 큐리어스가 자금을 댄다면 가장 이상적인 구도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동조선해양은 향후 매물로 나올 중소형 조선소들의 매각 성공 향배를 가늠해 볼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KDB산업은행이 주 채권단으로 있는 STX조선해양과 수출입은행이 관리하고 있는 대선조선 등을 잠재적 매물로 보고 있다. 만약 성동조선해양이 막판 매각에 성공한다면 수출입은행은 물론 산업은행도 관리 중인 중소형 조선소 매각을 본격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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