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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6 (일)

10월 신규일자리 42만개…모두 60세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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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지난달 60세 이상 취업자 수가 40만명 이상 크게 늘면서 고용률이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하지만 제조업 부진 속에서 경제활동이 가장 활발해야 할 30·40대 취업자가 감소하는 등 고용의 질은 더 떨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60대 이상, 36시간 미만 일자리만 늘었을 뿐 제조업 같은 기반산업에서의 고용은 뒷걸음질 치고 있다는 얘기다.

13일 통계청은 '10월 고용동향'을 발표하면서 지난달 취업자 수가 2750만9000명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41만9000명(1.5%) 증가했다고 밝혔다. 15~64세 인구 중 취업자가 차지하는 비율인 고용률은 67.3%로 1년 전보다 0.5%포인트 올랐다. 실업률은 2013년 10월(2.7%) 이후 최저 수치인 3.0%로 1년 전보다 0.5%포인트 떨어졌다.

정부는 취업자 수, 고용률, 실업률 등 3대 고용지표가 확연히 개선되면서 고용시장이 8월 이후 뚜렷한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자평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3개월 연속으로 취업자 증가폭이 인구 증가폭을 상회하고 고용률과 실업률이 모두 함께 개선된 것은 17년 만에 처음"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해 사상 최악의 '고용 참사'를 기록한 기저효과(기준 시점과 비교 시점의 상대적 차이로 실제와 달리 왜곡된 현상)를 고려하면 최근 고용지표 호조는 '착시'에 불과하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의 단기 일자리 사업에 참여하는 60대 이상 고령층이 전체 취업자 수 증가를 이끈 것으로 보인다"며 "경제 허리를 구성하는 30대와 40대, 그리고 안정된 정규직이 많은 제조업 부문에서 취업자 수가 큰 폭으로 감소한 상황을 진정한 고용의 질적 개선으로 볼 수 있을지는 조심스럽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고용의 질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 중 상용근로자 증가 외 다른 지표는 모두 부정적이었다. 연령별로는 60대 이상(41만7000명)과 50대(10만8000명), 20대(8만7000명)에서 취업자가 증가했지만 40대와 30대는 각각 14만6000명, 5만명 감소했다. 40대 취업자 수는 2015년 11월 감소세로 돌아선 후 48개월째 지속 감소 중이다.

산업별로도 제조업(-8만1000명)과 도매 및 소매업(-6만7000명), 금융 및 보험업(-5만4000명) 등 소위 '좋은 일자리'로 분류되는 산업에서의 취업자가 줄었다. 비교적 안정적 일자리로 분류되는 주당 36시간 이상 취업자 수도 2218만9000명으로 1년 전보다 18만8000명 감소했는데, 이 중 53시간 이상 취업자 수(400만8000명)는 1년 전보다 42만3000명 급감했다. 반면 36시간 미만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59만9000명(13.6%) 늘었고 특히 이 중에서 1~17시간 초단시간 근무하는 취업자 수도 33만9000명(22.6%) 증가했다.

청와대가 '고용의 질 개선'의 근거로 삼았던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 역시 14만3000명 감소했다. 종사상 지위별로 임금근로자 중 상용근로자가 1년 전보다 57만5000명 증가한 게 그나마 긍정적이었다. 정동욱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상대적으로 우월한 지위에 있는 상용직 근로자가 늘어난 것과 고용률이 상승한 것은 긍정적이지만 제조업과 40대의 취업자 감소폭이 예상보다 크게 나타난 점은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양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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