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7.03 (수)

[매경 CEO특강] 길영준 휴이노 대표 / 한양대서 강연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미국 애플이 작년 출시한 심전도 측정 기능을 탑재한 스마트시계 '애플워치 4'보다 3년 이른 2015년에 심전도 측정 스마트워치를 개발한 국내 업체가 있다. 바로 헬스케어 스타트업 휴이노다. 휴이노는 남들보다 빨리 심전도 측정 시제품을 만들었지만 규제 때문에 상용화가 늦어졌다.

휴이노를 설립한 길영준 대표는 최근 한양대에서 열린 '매경CEO특강'에서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길을 뚫고 나가는 정신이 이 사회에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길 대표는 학생들에게 졸업 이후의 계획에 대한 질문을 하며 강연을 시작했다. 대기업 입사, 공무원 시험, 대학원 진학 등 답변이 나왔다.

그러자 길 대표는 자신 또한 박사 학위 취득 후 취업할 계획이 있었다며 진솔한 자신의 이야기를 말했다. 그는 기업 입사를 위해 지도교수 추천서를 받으러 갔다가 지도교수의 권유로 창업을 하게 됐다고 한다. 대학에서 생체신호 측정 기술을 연구하던 길 대표는 "당시에 심전도를 측정할 수 있는 기계가 2000만원이 넘어 환자 심전도를 측정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창업 이유를 밝혔다.

오랜 연구개발 끝에 웨어러블 시계형 심전도 기기 '메모워치'를 개발했지만 기술개발이 창업의 끝은 아니었다. 수익 창출을 위해서는 과학적 진보성에다 상품성을 입혀야만 했다. 그는 수많은 장애물을 딛고 2015년에 심전도 시계를 완성했지만, 이를 바로 시장에 출시할 수는 없었다. 국내에 관련 검사 장비와 인증 체계가 없어 허가를 내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장비를 구비하고 인증을 받기 위해 최소 1년6개월에서 2년이 걸린다는 청천벽력 같은 답변을 듣게 됐다. 길 대표의 꿈이 바로 눈앞에서 좌절됐지만, 그는 이 역시 또 다른 기회라고 생각했다. 그 즉시 미국으로 향했다.

연고가 없었지만, 뉴욕·워싱턴·보스턴 등을 오가며 여러 전문가에게 기술과 사업에 대해 설명하며 협업을 제안했다. 협업 과정은 쉽지 않았다. 그는 "메일을 많이 보냈지만, 답이 오지 않는 일이 빈번했다. 하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고 또 도전했다"고 말했다.

미국 인증을 받고 국내로 들어온 길 대표는 올 3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정식 승인을 받았다.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분석 솔루션도 최초로 인증받게 됐다. 이와 더불어 신산업을 가로막는 규제들을 잠시 유예해주는 '규제 샌드박스'에서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1호 업체'로도 선정됐다.

길 대표는 지금 또 다른 길을 개척 중이다. 최근 길 대표가 주목하고 있는 시장은 패치로 붙여 심전도를 측정해주는 장치다. 그는 "이 또한 많은 실패를 겪게 되겠지만, 계속해서 도전할 것"이라며 "안 되는 결과를 분석하고 이를 기반으로 다시 한번 개발하면 결국에는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기효 기자 / 최문교 경제경영연구소 인턴 연구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