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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6 (목)

로켓연료 실험 중 '쾅' …국방과학硏 문까지 부서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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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료 유량계측시험 중 폭발 후 화재로 번져

사고 당시 충격으로 출입문 부서지고 굉음

숨진 연구원 1층에서 지켜보다가 사고 당해

13일 오후 4시15분쯤 대전시 유성구 수남동 국방과학연구소(ADD)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해 1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

중앙일보

13일 오후 폭발사고가 발생한 대전시 유성구 국방과학연구소로 119구급차가 들어가고 있다. 이날 사고로 연구원 1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 신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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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과학연구소와 대전소방본부·유성경찰서 등에 따르면 사고는 제9동 젤 추진제 연료실험실에서 발생했다. 당국은 외부적 요인으로 압력이 가해져 점화가 일어났고 이로 인해 폭발과 화재로 번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사고로 국방과학연구소 소속 연구원 A씨(30)가 숨지고 B씨(32) 등 연구원 3명과 외부 업체 연구원 C씨가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이 가운데 외부 업체 연구원은 중태로 인근 대학병원으로 이송됐다.

조사 결과 A씨는 1층 연소시험대에서 로켓용 연료로 쓰이는 ‘니트로메탄’의 유량 계측시험을 하다 사고를 당했다. 나머지 4명은 2층 계측실에서 실험과정을 지켜보다 폭발로 부상한 것으로 국방과학연구소 측은 추정하고 있다.

폭발 소식을 듣고 다른 직원들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부상자 4명은 스스로 탈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숨진 A씨는 화재가 진압된 뒤 1층에서 발견됐다. 폭발은 출입문이 부서질 정도로 강력했고 당시 ‘쾅~’하는 굉음도 울렸다고 한다. 사고가 나자 국방과학연구소는 자체 소방대를 출동시켜 진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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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후 폭발사고가 발생한 대전시 유성구 국방과학연구소 정문에 출입을 제한하는 표지판이 서 있다. 이날 사고로 연구원 1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 신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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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과학연구소 임성택 기술본부장은 사고 직후 가진 브리핑에서 “연료탱크에서 시험물(연소기)로 들어가는 유량을 확인하던 중 사고가 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다만 정확한 폭발원인은 조사해봐야 알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날 실험은 예비단계로 위험등급이 낮은 실험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A씨 등은 방화복 대신 평상복을 입고 실험을 진행 중이었다. 하지만 국방과학연구소는 “(폭발과 관련해)대피에 미처 신경을 쓰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이번 실험에서 연료로 사용하던 니트로메탄은 화약 등 고체연료와 달리 폭발성이 강한 물질이 아니라는 게 국방과학연구소 측의 입장이다. 휘발유 등과 비슷한 수준의 폭발성을 가진 데다 당시 실험실에서는 연소, 점화 등 위험한 작업은 이뤄지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임 본부장은 “오늘 진행된 실험과정을 고려하면 폭발과 화재를 예상하지 않아도 될 상황이었다“며 “어떻게 폭발이 발생했는지 우리도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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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후 폭발사고가 발생한 대전시 유성구 국방과학연구소에서 임성택 기술본부장이 사고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신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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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과학연구소 한이수 대외협력실장은 “자세한 사고 원인은 경찰·소방당국이 조사 중”이라며 “경찰 조사에 최대한 협조할 예정이며 사망자에게 애도를 표한다”고 말했다.

사고가 난 국방과학연구소는 군용 병기·장비·물자에 관한 기술적 조사·연구·개발·시험 등을 담당한다. 다루는 무기는 소총부터 전차·장갑차·포·수상함·잠수함·항공기까지 다양하다. 1970년 창설돼 1983년 지금의 위치로 이전했다.

국방과학연구소에서는 지난해 4월 24일 탄 관련 시험을 하던 중 불이 나 일부 시설이 파손되기도 했다. 연구소 주변에서 폭발음과 함께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을 목격한 시민의 문의 전화가 119에 빗발쳤다. 지난해 6월 1일에는 연구동 실험실 냉장고에서 불이 나 119소방대가 출동하기도 했다.

대전=김방현·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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