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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3 (목)

여권 "윤건영, 총선출마 의지 확고···文사저 있는 양산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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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윤건영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 청와대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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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적어도 지금으로선 내년 총선이 불편한 것 같다.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 후반부가 이제 막 시작된 데다 이달 말 부산에서 한ㆍ아세안 정상회담이 예정돼있는데, 정치권의 모든 시계가 내년 4월을 향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어찌할 수 없는 건 내년 총선의 의미가 가볍지 않아서다. 내년 선거의 승패는 남은 임기 국정 운영의 방향타다. 더군다나 청와대에 있는 문 대통령 핵심 측근들의 거취와 직결돼있기도 하다.

그 중에서도 가장 관심을 끄는 건 자타공인 문 대통령의 복심인 윤건영 국정기획상황실장이다. ‘총선에 나간다 만다’부터 말이 많은데, 중앙일보 취재 결과 윤 실장의 총선 출마 뜻은 확고하다고 한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13일 “윤 실장이 출마하겠다는 입장을 굳혔다. 문 대통령에게 보고한 뒤 재가를 받는 과정만 남았다”고 전했다. 윤 실장의 출마가 기정사실이라고 봤을 때, 중요한 것은 ‘어디에 출사표를 던질 것인가’ 하는 문제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사정을 잘 아는 여권 관계자는 “아직은 이르지만, 경남 양산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상징성이나 현실성을 따졌을 때 유력한 후보 중 한 곳이라는 논리다.

①상징성=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경남 김해’와 비견되는 곳이 양산이다. 봉하마을이 있는 김해는 친노 진영, 나아가 더불어민주당의 정치적 성지가 됐다. 김해를 기반으로 정치적 덩치를 키운 이가 김경수 경남 지사다. 고향(경남 고성)도, 학연(경남 진주)도 거리가 있는 김 지사 입장에서 김해 을은 낯선 땅이었다. 그런데도 그는 ‘노무현의 마지막 비서’라는 상징성에 기대 김해에서 정치를 시작했다. 19대 총선 때 4.3%포인트 차로 낙선했지만 20대 때는 27.9%포인트 차로 낙승했고, 이를 바탕으로 경남지사 당선까지 승승장구했다.

‘노무현의 김해’가 ‘문재인의 양산’이다. 양산에는 문 대통령의 사저가 있다. 최근 작고한 모친의 묘역도 있다. 아직 결정된 바는 없지만, 문 대통령은 퇴임 후 양산에서 지낼 가능성이 크다. 윤 실장이 내년 21대 총선에서 당선되면 문 대통령 퇴임 후에도 가까이서 보필하게 된다. ‘김해의 김경수’와 ‘양산의 윤건영’이 데칼코마니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②현실성=양산은 부산과 가까운 신도시다. 외지인의 비율도 높다. 부산이 고향인 윤 실장에 대한 거부감이 적다는 의미다. 게다가 총선의 예선 격인 경선 단계에서 양산은 무주공산에 가깝다. 양산은 지역구가 갑ㆍ을 두 곳이다. 양산 갑에선 문 대통령의 측근인 송인배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이 오랜 기간 밭을 다져왔지만,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출마가 어려운 상태다. 양산 을 현역인 서형수 민주당 의원은 내년 총선에 불출마하겠다는 의사를 굳힌 상태다. 낙하산 논란에서 벗어날 수 있다.

③여전한 수도권 출마 가능성=여권에선 윤 실장이 수도권에서 출마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많다. 현실적으로는 경기 부천에 집이 있다. 아들도 그곳에서 학교에 다니고 있다고 한다. 정치인은 주거 지역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게 마련이다. ‘밭’도 나쁘지 않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입각으로 공석이 된 서울 구로 을도 후보지로 거론된다. ‘떨어지면 안 된다’는 상징성 때문에 이곳에 출마할 가능성도 여전히 거론된다.

권호·위문희 기자 gnom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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