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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9 (수)

“암호화폐, 주식시장처럼 파생상품으로 발전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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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현재 실물 거래 위주인 암호화폐 시장이 투자금융업계의 주류인 주식 시장처럼 파생상품으로 확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이를 통해 투자자들은 투자기회 다각화를 모색하고 암호화폐 시장은 신규투자자 유입과 시장 규모 확대라는 장점을 취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를 통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이를 선점하겠다는 시도가 등장하고 있다. 한국계 미국인인 제프리 변(사진)이 창업한 블레이드도 그 중 하나다.

시세변동으로 탄생한 파생상품, 암호화폐와 잘 맞아

파생상품은 환율, 금리, 주가 등에서 시세변동에 따른 손실위험을 줄이기 위한 일종의 보험성 금융상품으로 출발했다. 이같은 탄생 배경으로 가격 변동폭이 큰 암호화폐 시장과도 잘 맞는다는 평가다. 암호화폐 선물 상품을 취급하는 거래소인 코인플렉서의 마크 램 대표는 한 인터뷰에서 파생상품이 암호화폐 자산시장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으며 내년 연말까지 비트코인(BTC) 실물 거래 시장의 20배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암호화폐 파생상품이 활성화되면 암호화폐 투자자들은 기존 주식 시장처럼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효과를 얻는다. 파생상품 투자를 통해 실물 시장의 방향성과 관계없이 수익을 내거나 레버리지를 이용해 보유한 금액보다 큰 액수를 투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암호화폐 시장도 파생상품으로 시장에 도는 자금이 많아지고 이에 따라 신규투자자가 유입되는 효과를 얻는다. 지난 31일 블룸버그통신은 백트(Bakkt), 시카고거래소그룹(CME), 바이낸스, 비트파이넥스, 후오비, 오케이엑스 등 전세계 13개 주요 암호화폐 거래소의 거래량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암호화폐 선물 거래량의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현물 거래액의 50%에 도달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같이 암호화폐 파생상품에 대한 가능성을 기반으로 업계 최대치인 150배 레버리지를 제공해 암호화폐 파생상품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업체가 나타났다. 바로 블레이드다. 블레이드는 만기가 없는 스왑(Perpetuals) 상품을 최대 150배 레버리지로 거래할 수 있는 암호화폐 파생상품 거래소를 표방한다. 블레이드에서 취급하는 무기한 스왑은 가격변동폭이 크고 24시간 거래되는 암호화폐에 맞춰 탄생한 특화상품으로 기존 파생상품이 매수 및 매도 포지션 만기를 앞두면 롤오버라는 만기 연장이 필요한 것과 달리 별도의 연장이 필요 없다. 블레이드의 제프리 변 대표는 최근 디스트리트와의 인터뷰에서 “모든 투자 자산은 파생상품으로 진화했다”면서 “암호화폐도 이 수순을 밟을 것”이라고 말했다.

“모든 투자자산, 파생상품으로 발전해왔다”

제프리 변 대표의 주장은 암호화폐 투자시장이 앞으로 레버리지를 갖춘 파생상품으로 발전한다는 것이다. 변 대표는 “암호화폐 투자자들은 레버리지를 선호하는 경향이 높다"며 "파생상품은 레버리지를 갖고 거래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아가 “모든 투자자산은 불가피하게 혹은 필연적으로 파생상품으로 발전했다”면서 “현재 주식, 본드, 화폐, 상품 등 기존 자산은 모두 역동적인 파생상품 시장을 갖고 있으며 암호화폐 또한 이 수순을 밟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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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암호화폐 리서치 업체 코인게코에 따르면 레버리지를 제공하는 암호화폐 거래소들의 하루 거래대금은 최대 4억4000만달러(한화 약 5100억원)로 현물 거래대금 1억5000만달러(한화 약 1750억원)를 월등히 앞선다. 암호화폐 파생상품 시장은 빠른 성장세를 보이면서 파생상품을 취급하는 거래소는 6곳에서 17곳으로 200% 가까이 증가했다.

하지만 암호화폐 파생상품에 대한 규제 기조가 국내외에서 강화되고 있음은 투자시 꼭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인원은 파생상품으로 분류되는 마진거래를 지원하다가 경찰의 수사를 받은 바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017년 말 암호화폐 파생상품 법적 지위와 관련해 ‘파생상품의 기초자산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유권해석을 내렸다. 해외에서는 지난 9월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 산하 국제회계기준(IFRS) 해석위원회가 암호화폐를 금융상품이나 화폐로 분류할 수 없다는 결론을 발표한 바 있다. 파생상품의 높은 수익 가능성만큼 손실 위험성을 크게 본 것으로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망된다.

그러나 블레이드의 파생상품에 대한 믿음은 견고하다. 전통적인 파생상품이 전통 금융시장에게 중요한 만큼 암호화폐 파생상품이 암호화폐 시장에 중요할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변 대표는 “글로벌 주식과 본드, 화폐 시장의 명목상의 가치(액면가)는 100조달러(한화 약 12경원)로 추정되는 반면 글로벌 파생상품 시장은 약 1200조달러(한화 약 140경원)으로 추산된다”면서 “이같이 가능성이 큰 암호화폐 파생상품은 투자자들에게 효율적이고 개별맞춤형으로 무엇을 어떻게 투자할 것인지 선택권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김세진 D.STREET(디스트리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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