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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3 (금)

주한美사령관까지 나서 “韓, 분담금 더 내야”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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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합참의장 이어 이례적 회견 / “주한미군서 근무 한국인 월급 충당 등 / 韓 분담금 대부분 한국에 되돌아가 / 지소미아, 지역 안정·안보에 최우선 / 종료 땐 주변국에 잘못된 메시지 위험” / 전작권 전환도 “조건 기반” 원칙 강조 / 美하원 외교위장 “주한미군 철수 반대” / 에스퍼 美국방, SCM 참석차 오늘 방한 / 15일 文대통령 접견… 현안 논의할 듯

세계일보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이 지난 12일 평택 험프리스 주한미군 기지에서 가진 내외신 기자간담회에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에 대한 의견을 밝히고 있다. 주한미군사령부 제공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이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철회와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증액, 전작권 전환 문제 등을 언급하며 우리 정부를 압박했다. 전직 한미연합사령관들도 방위비 분담금 증액의 필요성을 거론하면서 미국의 압박이 최고조에 달했다는 우려가 커지는 모양새다. 이러한 가운데 14일 방한 예정인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부 장관이 이튿날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접견할 것으로 알려졌다.

◆방위비 증액·지소미아 연장 강조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취임 1주년을 맞아 지난 12일 경기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 주한미군 기지에서 가진 내외신 기자간담회에서 방위비 분담금과 지소미아 종료 철회와 관련해 상당한 시간을 할애하며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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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방위비 분담금 증액과 관련해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는 최근 (방위비 분담금에 대해) ‘한국 정부는 더 낼 능력이 있고 더 내야 한다’고 말했는데 나도 동의한다”고 말했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한국이 분담하는 방위비는 세 가지 역할을 한다. 우선 주한미군에서 일하는 한국인 9200명의 월급에 쓰인다. 그들 월급의 75%가 방위비 분담금에서 나온다. 주한미군의 노후한 시설을 수리하거나 신축하는 데도 쓰인다”며 “그 돈은 한국 경제, 한국 국민에게 다시 돌아간다”고 강조했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방위비 분담금 협상 내용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에는 “정부 간 협상이 진행 중이고 엄청난 액수의 금액이 걸려 있는 일이다. (알려지는 건) 부적절한 일”이라면서도 “국민들에게 설명하는 문제는 양측 협상 당국의 몫”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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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소미아에 대해서는 “지소미아는 한·일이 역사적 차이를 뒤로하고 지역 안정과 안보를 최우선에 뒀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며 “지소미아가 없으면 우리가 그만큼 강하지 않을 수 있다는 잘못된 메시지를 보낼 위험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북한과 중국, 러시아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에 대해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전작권 전환은 시간 기반이 아니라 조건 기반”이라며 ‘조건에 기초한 전환’ 원칙을 강조했다. ‘임기 내 전작권 전환’을 시도하는 현 정부 기조와는 다른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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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사령관들도 가세

전직 한미연합사령관과 부사령관들도 방위비 분담금 증액과 지소미아 종료 철회 등을 언급했다.

커티스 스캐퍼로티 전 사령관은 13일 서울 밀레니엄 힐튼 호텔에서 한미동맹재단 주최로 열린 ‘역대 연합사령관 부사령관 포럼’에서 “방위비 분담금 협상의 금전적 부분이 많이 부각된다. (하지만) 각국이 부담할 수 있는 능력과 가치, 미군의 한국 주둔 이유, 한·미 동맹이 왜 중요한지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며 “안정적인 한반도 유지는 우리 모두의 이익”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요구하는 액수보다 동맹의 역할과 가치를 평가해 달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권오성 전 부사령관은 “방위비가 실제 어떤 것이고, 어떤 과정으로 변해왔으며, 우리 국방이익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정부 차원에서 국민에게 소상히 알리고 가장 좋은 합의점을 찾는 게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월터 샤프 전 사령관은 “한·미·일 3국 정보공유 측면에서 지소미아는 중요한 요소”라며 “3국이 빠르게 정보를 공유하고 조율하는 연습을 거듭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선우 전 부사령관은 “전작권을 가져와야 하지만, 조건이 충족됐는지 평가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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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엇 엥걸 미 하원 외교위원장. AP연합뉴스


이러한 가운데 15일 서울에서 열리는 한미안보협의회의(SCM)에 참석하는 에스퍼 미 국방부 장관은 당일 청와대를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등은 이 자리에서 지소미아나 방위비에 대한 우리 정부의 입장을 설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13일 방한한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은 14일 서울 용산 합동참모본부 청사에서 열리는 한미 군사위원회(MCM)에 참석해 양국 군사 현안을 논의한다.

한편 엘리엇 엥걸 미 하원 외교위원장은 12일 한미 공공정책위원회가 워싱턴DC에서 연 한미지도자대회에서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이 행정부가 하려고 하는 일인지 여부는 모르지만 철수는 어리석은 일”이라며 “나는 완전히 반대다”라고 강조했다.

평택=공동취재단, 박수찬·박현준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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