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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6 (월)

진전 없는 북·미 대화… 조바심 난 北 또 ‘對美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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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내 회담 무산 땐 기회 사라질 것” / ‘연말 시한’ 다가오자 또 강경발언 / 모스크바 만남서도 기존입장 반복 / “한·미 공중훈련은 배신” 주장도

지난 7일부터 사흘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모스크바 비확산회의’(MNC)에서 북·미 대표의 ‘만남’이 있었다는 발언이 미국 측에서 나왔다. 의미 있는 대화를 주고받을 상황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이지만, 대화 없는 정체기가 길어지는 가운데 나온 설명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회의에 참석했던 토마스 컨트리맨 전 미 국무부 국제안보·비확산 담당 차관대행은 12일(현지시간) 미국의소리(VOA)방송과의 전화 통화에서 “두 나라 관료들 사이에 만남이 있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올해 MNC에는 북한에서 조철수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 미국에서 마크 램버트 국무부 대북특사가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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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마크 램버트 국무부 대북특사, 북한 조철수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사진 왼쪽부터)


그러나 컨트리맨 전 차관대행이 전한 ‘만남’이 조 국장과 램버트 특사 사이에 이뤄진 것인지, 북·미 협상과 관련된 내용을 주고받았는지는 확실치 않다. 대외적으로 조 국장과 램버트 특사는 첫날 리셉션에서 짧게 인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회의에선 조 국장에 관심이 쏠렸으나 협상 관련 직접적 임무를 갖고 있지 않은 조 국장이 특별히 말을 아끼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던 것으로 전한다. 당초 MNC 주최 측은 6자회담 당사국의 수석대표급에 초청장을 보냈으나 북한은 조 국장을 보냈고, 조 국장 역시 본인을 당국자보다는 전문가 역할에 한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컨트리맨 전 차관 대행은 이번 회의에서 북한 당국자들의 발언은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 등 과거와 다르지 않았다고 전했다.

북·미 정체기가 40일 넘게 이어지면서 북한이 스스로 정한 ‘연말 시한’도 점점 다가오고 있다. 동시에 북한의 대미 압박 역시 빈번해지는 모양새다. 북한 국무위원회는 이날 대변인 담화에서 한·미 연합공중훈련을 북한의 선의에 대한 배신이라고 주장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국무위는 “사태발전을 악화일로로 몰아넣은 미국의 분별없는 행태에 대해 더는 수수방관할 수 없다는 게 우리의 공식 입장”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조선신보는 올해 연말까지 3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리지 않으면 대화의 기회가 사라질 것이라고 미국을 재압박했다.

홍주형 기자 jh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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