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17 (월)

서울시 명예시민 김 에델트루트 여사 "힘 닿는 데까지 지역아동센터 후원"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이데일리

독일 출신 김 에델트루트 여사가 13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2019 서울시 명예시민의 날’ 행사에서 명예시민증을 받은 뒤 소감을 밝히고 있다.(사진=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앞으로 힘 닿는데까지 한독문학번역연구소를 지원하고, 샘 지역아동센터도 후원하고 싶습니다.”

13일 서울시 명예시민으로 선정된 김 에델트루트 이화여대 독문과 명예교수는 “나이도 많지만, 건강 상태도 괜찮은 편이라 할 수 있는 데까지 최선을 다 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1939년생인 김 명예교수는 1975년 남편 고(故) 김병옥 연세대 독어독문학과 교수를 따라 처음 한국에 왔다. 당시만 해도 독일인들에게 한국은 미지의 나라였다. 서른 여섯이 되던 해 독일학술교류처가 그를 한국으로 파견한다는 결정을 내리자 두려움이 컸다고 한다. 독일에서 멀리 떨어진 가난한 나라라는 것 외에는 아무런 정보가 없었던 탓이다. 이제 독일보다 서울에서 지낸 시간이 더 긴 그는 “고국보다 한국이 더 익숙해졌다”며 “남편과 시댁, 주변분들의 도움 덕분에 빨리 적응할 수 있었다”고 했다.

김 명예교수는 남편만큼 한국을 사랑했다. 그래서 독일에 한국 문학을 알리는 일에 앞장섰다. 1995년부터 번역가 김선희씨와 한국 문학을 독일어로 번역하는 작업을 진행해 번역한 책만 10권에 달한다. 그 중 소설가 오정희씨의 중편소설 ‘새’는 지난 2003년 독일의 주요 문학상 가운데 하나인 리베라투르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리베라투르상은 1987년 프랑크푸르트의 그리스도교회 세계교회센터가 아시아와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의 문학을 독일 독자에게 알리기 위해 이들 지역 여성작가들 가운데 선정해 주는 상이다.

1992년 남편과 함께 설립한 재단법인 한독문학연구소에서는 선광한독사전 편찬 작업을 진행해 왔다. 현재 책임 편집위원으로 활동하며 번역비평과 번역서지 데이터베이서 구축 작업에 힘을 보태고 있다.

김 명예교수는 샘 지역아동센터의 든든한 후원자이기도 하다. 2013년 남편을 돌봐주던 간병인이 어린이들을 위한 지역 센터 설립의 필요성을 이야기했고, 아이가 없던 부부는 흔쾌히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사비 8억원을 들여 서울 은평구에 저소득층 어린이들을 위한 2층짜리 집 한 채를 마련했다. 부부는 공간을 마련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설립 1년 동안 운영비를 모두 지원했다. 그는 “남편이 건강할 때 의미있는 일을 하고 싶었는데, 아동센터를 만들 수 있어서 가장 기뻤다”고 말하며 환하게 웃었다.

“우리의 직업적, 개인적 행위들을 높이 평가해 서울시 명예시민으로 선발해주셔서 감사드린다. 명예에 걸맞게 앞으로도 서울시를 위한 작은 기여라도 할 수 있기 바란다.” 김 명예교수가 서울시 명예시민을 대표해 남긴 수상소감이다. 그는 크리스마스 연휴를 가족과 보내기 위해 12월 하순 독일로 떠난 뒤 2월 초 사랑하는 서울로 다시 돌아올 예정이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