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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새 아시아나, 얼굴 바꾸고 이름은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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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현대산업개발, 새 로고 준비 착수…사명은 계속 사용 시사

에어부산 등 자회사 편입도 과제, 1000억 이상 자금 추가 가능성

경향신문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서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 컨소시엄이 우선협상자로 선정됐지만 계약 완료를 전후해 로고 교체 등 후속 과제들이 남아 있다. 특히 에어부산의 경우 공정거래법상 아시아나 자회사인 현 상태 그대로 편입시키기 어려워 HDC 측이 아시아나의 보유 지분을 직접 인수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13일 HDC그룹에 따르면 정몽규 회장은 아시아나의 새 로고 등을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아시아나는 색동저고리 여인을 형상화한 로고를 쓰다가 2006년부터 날개를 상징하는 붉은색 로고를 사용해왔다. 이 로고에 대한 상표권은 금호산업이 갖고 있으며, 사용 계약은 내년 4월 종료된다. 로고 디자인에 시간이 걸리는 만큼 HDC가 새로운 로고 준비에 미리 착수한 것이다.

다만 정 회장은 전날 “아시아나가 지금까지 상당히 좋은 브랜드 가치를 쌓아왔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회사 이름을) 바꿀 생각은 없다”고 했다.

에어부산 등 일부 자회사를 어떻게 편입시킬지도 관전 포인트다. HDC그룹은 지주회사 체제여서, 아시아나를 인수하면 지배구조는 ‘HDC→HDC현대산업개발→아시아나항공→에어부산·에어서울’ 형태가 된다. 그러나 공정거래법상 지주사의 손자회사(아시아나항공)는 증손회사(에어부산·에어서울)의 지분을 100% 보유하거나 2년 이내에 처분해야 한다. 아시아나항공은 에어서울 지분은 100% 보유해 문제가 없지만, 에어부산 지분은 44%만 보유하고 있다.

해결 방법은 크게 세 가지다. 우선 에어부산을 2년 이내에 처분하는 방안이 있지만 금호산업과 채권단의 ‘통매각’ 취지와 저비용항공사의 역할 등을 감안하면 가능성은 낮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두 번째는 아시아나가 에어부산 지분 56%를 시장에서 사들여 100% 지분율을 갖추는 것이지만 현실성이 떨어진다.

이 때문에 마지막 방법, 즉 에어부산을 증손회사 조건에서 벗어나도록 만드는 방안이 거론된다. 예를 들어 HDC현대산업개발 등이 아시아나의 에어부산 지분 44%를 직접 인수해 에어부산을 HDC 지주의 손자회사로 만드는 것이다. 미래에셋도 이 방안을 검토·자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이렇게 하려면 지분 인수대금으로 1000억원 이상의 추가 자금이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어차피 이 돈도 아시아나로 흘러들어가는 만큼 현재로선 유력한 방안으로 거론된다.

정 회장은 아시아나 인수로 2대에 걸친 ‘한’을 풀고 새롭게 도약하려 한다. 선친인 정세영 전 명예회장은 포니 수출을 주도하는 등 현대자동차 회장을 지냈고 정 회장도 현대차 회장을 한때 역임했다. 그러나 1999년 현대 창업주이자 정 회장의 백부였던 고 정주영 전 회장과 그의 장남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에 밀려 계열분리했다.

자동차로 이루지 못한 2대에 걸친 ‘모빌리티의 꿈’을 항공으로 이루려 한다는 맥락에서 보면, 이번 인수전에서의 정 회장의 ‘통 큰 베팅’과 추가 투자 의지는 예견된 것이다.

다만 입찰가 2조5000억원 중 아시아나를 매각하려는 최대주주 금호산업에 지급할 금액(구주 인수가격) 협상에서 막판 진통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연내 매각에 대한 정부와 채권단의 의지가 강해 금호산업이 지나친 조건을 고집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재원 기자 jwho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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