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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 (토)

조은누리양 계곡서 10일 만에 찾아내… 탈영견 '犬생역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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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회 위국헌신상] '달관이'와 박상진 원사·김재현 상병

조선일보

충북 청주 야산에서 실종된 조은누리양을 찾아낸 군견 달관이가 담당 핸들러인 김재현(오른쪽) 상병, 박상진 원사(왼쪽)와 함께 숲길을 걷고 있다. /육군 32사단


지난여름 청주 여중생 조은누리양 실종 사건 당시 군견 '달관이'가 주목받았다. 탈영견 출신인 달관이가 장기 실종 상태였던 조양을 극적으로 발견하면서 '견(犬)생역전'이란 말도 나왔다. 하지만 쾌거 뒤에는 달관이와 동고동락(同苦同樂)하며 매일 맹훈련에 매진한 육군 32사단 기동전대 소속 박상진 원사와 김재현 상병의 노력이 있었다.

조양 수색 작전은 무더운 여름철 잡목과 가시 덩굴이 많고 경사가 심한 험준한 지형에서 이뤄졌다. 베테랑 군인들도 힘들어하는 어려운 임무였다. 박 원사와 김 상병은 달관이를 선두에 두고 수풀을 제거하며 길을 만들었다. 통신도 원활하지 않은 지역이었지만 둘은 포기하지 않았다. 그렇게 수색을 이어가던 지난 8월 2일 실종 지역으로부터 1㎞ 떨어진 계곡 바위틈에서 실신한 상태의 조양을 찾아냈다. 실종 10일 만이었다. 모두가 기적이라고 했다.

기적은 평소 박 원사와 김 상병이 기울인 노력의 산물이었다. 충성심이 강한 달관이는 핸들러 김 상병 외에는 만질 수도 없고 지시도 따르지 않았다. 김 상병은 매일 4시간씩 달관이와 훈련했고, 하루 대부분을 함께 생활했다. 처음부터 김 상병이 달관이와 친했던 건 아니다. 날쌘 달관이를 다루기 위해 체력을 기르고 군견 훈련 능력도 배우며 쉼 없는 노력을 기울였다. 김 상병은 이날 수상식에서 "어제도 달관이와 훈련하고 수상식에 왔다"고 했다. 박 원사도 매일 달관이와 함께했다. 그는 조양 발견 이후 관심을 받게 된 달관이에게 "주말에 샤워를 시키고, 사랑을 더 많이 줬다"고 했다. 달관이와 박 원사의 훈련도 쉬지 않고 계속되고 있다.

박 원사는 "군이 나라를 위해 헌신·희생하는 건 모든 군인이 아는 기본 상식"이라며 "그런데도 상을 받게 돼 몸 둘 바를 모르겠다"고 했다. 그는 "이번을 계기로 전방 지역의 군인뿐 아니라 후방 지역에서도, 전·후방 없이 많은 군인이 고생하고 있다는 점을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박 원사는 최근 조양 가족들이 비공개로 부대를 방문해 감사 인사를 했다고 전했다.

[양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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