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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5 (금)

한국 '스포노믹스' 프로야구가 압도적…경제가치 1조4천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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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조선]
국내 스포츠 산업 시장 75조원
한국시리즈 우승 1000억원 효과
농구·축구 위축, 배구는 인기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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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스포츠 산업 시장은 약 75조원 규모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올해 2월 발표한 ‘2018 스포츠 산업 실태조사(2017년 말 기준)’ 자료에 따르면 스포츠 용품·시설·서비스 분야를 합한 매출액은 74조7000억원, 사업체 수는 10만1207개, 종사자 수는 42만4000명이다. 서비스업으로 분류되는 국내 4대 프로스포츠 리그(야구·축구·농구·배구) 중 가장 규모가 큰 리그는 야구다. 국내 프로스포츠는 1982년 6개 팀으로 구성된 프로야구가 탄생하면서부터 정식으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이후 1983년 프로축구, 1997년 프로농구, 2005년 프로배구가 각각 출범했다.

그런데 1982년 국내 프로야구리그가 출범한 이래 구단을 운영하는 삼성·롯데·LG·두산·한화그룹은 거의 매년 적자를 보고 있다. 매년 구단은 200억원이 훨씬 넘는 운영비를 쓰지만, 수입은 100억원 내외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그룹 총수들은 잊을 만하면 야구장에 나타나 열띤 응원을 벌인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그룹 총수가 재무제표상으로 적자인 구단을 계속 운영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마케팅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서울이 연고지인 LG 트윈스를 예로 들면 선수복에는 트롬 세탁기, 휘센 에어컨 등 LG전자 브랜드가 덕지덕지 붙어있다. 현장이나 영상으로 노출되는 갖가지 제품이나 서비스 브랜드는 광고 효과로 이어지고 궁극적으로 고객 충성도를 높인다. ‘포브스코리아’ 조사에 따르면 2018년 말 현재 프로야구단의 경제적 가치는 1조4000억원에 달한다. 10개 구단의 시장 가치, 경기장 가치, 연봉, 중계권료 등을 기준으로 자체 평가한 결과다. 두산이 1932억원으로 1위고 LG(1861억원), 롯데(1607억원), SK(1494억원) 순이다. 프로야구의 경제적 가치는 다른 3개 리그를 모두 합한 것보다도 크다.

구단 입장에서 경제적 파급 효과가 가장 큰 것은 다름 아닌 한국시리즈 우승이다. 경희대 스포츠산업연구소에 따르면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입장 수입, 경기장 현장 판매 매출(상품 판매 등), 스폰서 노출로 얻는 직접효과는 1000억원을 웃돈다. 현재 국내 프로리그에서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 선수도 야구에 있다. 롯데 자이언츠의 이대호가 25억원으로 전체 프로선수 중 1위다.

프로야구 경기가 열리는 날에는 경기장과 인근 상권이 활기를 띤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비씨카드 빅데이터센터가 올해 3~4월 야구장을 이용한 비씨카드 고객 6만여명의 매출 데이터를 바탕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야구 경기 당일 인근 상권(야구장 반경 1㎞ 내)의 매출은 2.2% 증가했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스낵바(분식·치킨)는 매출이 25.1% 증가했으며 편의점(14.8%)과 서양음식점(10.7%)도 매출이 10% 이상 올랐다.

야구와는 달리 상황이 좋지 않은 리그도 있다. 한국프로농구리그(KBL)는 잦은 용병 관련 규정 변경 탓에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다. 허재와 이충희, 이상민, 전희철 등의 스타플레이어로 대표되던 과거 농구대잔치(실업리그) 시절의 인기를 잃고, 프로리그 전환 후 경기당 평균 관객 수가 감소하고 있다. 리그 운영방식을 개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국 NBA에서 뛰었던 센터 하승진은 최근 유튜브 방송에서 매년 바뀌는 용병 채용 규정 등의 문제점을 공개적으로 지적하기도 했다. KBL은 지난해 장신 선수는 2m 이하, 단신 선수는 1m86㎝ 이하만 뛸 수 있다는 외국 선수 신장 제한 규정을 만들었다. 그러나 전 세계 리그를 통틀어 전무후무한 KBL의 이 규정은 국제적인 웃음거리가 됐다. 결국 KBL은 한 시즌 만에 이 규정을 없애기로 했다. 농구의 경제적 가치를 분석한 보고서는 야구에 비해 적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이 2011년 발표한 ‘프로농구 2010-2011시즌 보고서’에 따르면 2011년 기준 프로농구의 생산 파급 효과는 1411억원, 부가가치 파급 효과는 559억원으로 분석됐다. 이는 야구의 7분의 1 수준이다.

한국 프로축구 K리그도 월드컵 등 특정 시즌을 제하고는 인기가 적은 편이다. 실시간으로 전 세계 경기를 볼 수 있는 미디어 환경이 조성되면서 영국 프리미어리그,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등 해외 유명 리그의 압도적인 인기에 눌린 탓이다. 경기당 평균 관객 수도 감소하는 추세다. 다만 여전히 K리그는 프로야구리그에 이은 두 번째 규모다. 국민체육진흥공단에 따르면 2011년 K리그의 생산 파급 효과와 부가가치 파급 효과는 각각 5565억원과 2225억원으로 전체 경제적 파급 효과는 779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구만 관중 수 늘어

반면 프로배구 V리그의 인기는 성장세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프로배구의 경기당 평균 관중 수는 2015년 2311명에서 2017년 2425명으로 증가했다. 2015년 이후 경기당 평균 관객 수가 증가한 프로리그는 배구가 유일하다. 실내 스포츠인 배구는 현장 관람 시 강스파이크 등 호쾌한 기술이 선사하는 쾌감이 크고 중독성이 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팬이 증가하고 있다. 다만 경제적 파급 효과는 아직 789억원에 불과해 4대 리그 중 규모는 가장 작다.

프로골프는 한국 여성 선수들이 두각을 보이는 분야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한국 여성 프로골퍼를 극찬한 바 있다. 골프 역시 마케팅 효과가 큰 분야다. 일례로 10월 17~20일 제주에서 열린 국내 유일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더 CJ컵’은 총상금 규모가 975만달러(약 114억원)에 달한다. CJ제일제당·프레시웨이·푸드빌 등은 대회 먹거리를 책임지고, CJ대한통운은 물자 수송을, CJ ENM은 티켓을 담당했다. BMW 코리아도 올해 한국에서 최초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대회를 개최했다. 10월 24~27일 부산에서 열린 대회에는 LPGA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선수들이 동시에 참여했다. 총상금은 200만달러(약 23억원)로 한국의 장하나가 우승했다.

plus point

[Interview] 탁용원 OK저축은행 배구단장

"배구의 매력은 호쾌함"

조선일보

"경기장에서 호쾌한 강스파이크 소리를 들으면 배구의 매력에 흠뻑 빠질 것입니다."

탁용원 OK저축은행 배구단장은 10월 31일 ‘이코노미조선’과 인터뷰에서 프로배구의 인기 비결을 묻자 이렇게 답했다. 10월 12일 개막한 V리그에서 OK저축은행은 시즌 초반 4연승을 기록하며 이날 현재 리그 1위에 올라있다. 탁 단장에게 이번 시즌 전망을 묻자 데이터 배구 도입을 통한 우승을 노리고 있다고 답했다.

단장은 어떤 일을 하나.
"감독 및 코칭스태프, 선수 계약과 같은 전반적인 선수단 관리부터 매 경기 3000명 가까이 외부 손님을 맞이하는 스포츠 이벤트의 총괄자다. 감독과 선수들이 경기에 몰입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그중에서도 감독과의 호흡이 중요해 가장 긴 시간을 감독과 소통하는 데 쏟고 있다."

시즌 출발이 좋은데 비결은 무엇인가.
"김세진 전 감독이 팀을 나간 후 석진욱 수석코치를 신임 감독으로 선임했다. 6년 동안 수석코치로서 그 누구보다 선수들을 잘 알고 있는 석 감독은 구성원의 변화보다 기존 멤버 중심으로 내실을 다졌다."

다른 비결은 무엇인가.
"데이터 배구를 추진하고 있다. 배구단 최초로 전력분석 소프트웨어를 도입했다. 세계적인 선수들의 경기 영상을 공유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영상 중 원하는 부분(기술)만 편집해 태블릿으로 볼 수 있다. 체육관에 다각도 카메라를 여러 대 설치해 동작분석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도입했다."

프로배구 관중 수가 늘고 있는데.
"네트 하나를 사이에 두고 경기가 진행돼 신체 접촉도 없고 신사적으로 보인다. 하지만 멋진 공격과 수비를 번갈아 하면서 박진감과 스릴을 제공한다. 강스파이크 소리를 경기장에서 들어보면 그 매력에 흠뻑 빠질 것이다. 남자배구는 스피디하면서도 파워풀하고 여자배구는 아기자기하면서도 기술적이다. 또 한국배구연맹 차원에서 통합 마케팅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내년부터 시작되는 통합 상품화 사업은 양질의 굿즈(상품)를 낮은 가격으로 배구팬들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연맹은 물론 각 구단의 높은 수익창출에 기여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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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관 이코노미조선 차장, 김두원 이코노미조선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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