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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5 (금)

작은 꽁치만 잡혀서…'서민 별미' 제철 과메기도 '비싼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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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경북 포항시 남구 동해면 구룡포 덕장에 널린 꽁치 크기는 예년보다 눈에 띄게 줄었다. 원양어선이 잡아 온 꽁치 크기가 작아져 작년 같으면 말리지도 않았을 30cm 정도 작은 꽁치들을 과메기용으로 덕장에 넌 것이다. 구룡포는 국내 과메기 물량의 90% 이상을 공급하는 곳이다.

찬바람과 함께 겨울철 별미 과메기가 돌아왔지만 올해는 예년만큼 과메기를 즐기기 쉽지 않아 보인다. 꽁치 어획량이 지난해보다 줄어든 데다 잡힌 꽁치 크기도 작아졌기 때문이다. 과메기 가격도 지난해보다 올랐다. 찬 해풍(海風)에 얼고 녹기를 반복한 쫄깃한 과메기는 11~12월이 제철이다.

조선비즈

과메기는 꽁치를 해풍에 말려 만든다. 포항시 구룡포 덕장에서 국내 생산 물량의 90% 이상이 나온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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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룡포에서 과메기 직판장을 운영하는 김진만씨는 "작년까지만 해도 M사이즈(30cm 미만) 꽁치는 잘 말리지 않았는데 올해는 잡힌 꽁치들 크기가 작아 M사이즈 꽁치들로 과메기를 만들고 있다"며 "과메기 1두릅(20마리) 시세는 1만5000~1만7000원으로 작년과 비슷하지만 과메기 크기가 줄어 결과적으로 가격이 오른 셈"이라고 말했다. 그는 "꽁치 크기가 작아 과메기 맛도 예전 같지 않다는 소비자들이 많다"라고 했다.

마트에서 판매되고 있는 과메기 소비자가격도 올랐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지난해 300g 과메기 야채기획이 9800만원에 판매됐는데 올해는 520g이 1만7800원에 판매되고 있다. 100g당 가격으로 보면 지난해 3270원에서 올해 3420원으로 4.5% 인상된 것이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원양에서 잡힌 꽁치 생산량은 2653톤으로 지난해 상반기 7596톤보다 크게 줄었다. 해양수산부 측은 "원양 어종의 어획량이 크게 줄어든 원인은 파악하기 어렵지만 6월이 제철인 꽁치 어획량이 지난해보다 대폭 줄었다"고 설명했다. 과메기는 원래 청어로 만들었지만, 요즘에는 원양어선이 잡아 온 꽁치로 만든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과메기 특수를 기대했던 포항시 어민들도 시름이 깊다. 김종범 포항시 수산진흥과 팀장은 "해양 환경 변화로 꽁치 성장 속도가 줄어들면서 잡힌 꽁치 크기도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며 "꽁치 크기가 줄어 생산 원가는 높아졌는데 서민 별미인 과메기 판매 가격을 올리기 어려워 상인들 소득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선옥 기자(actor@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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