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8 (토)

존재하지 않는 죄가 부여한 죄의식…'호텔 창문'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신간] 제13회 김유정문학상 수상작품집 '호텔 창문'

뉴스1

© 뉴스1


(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죄 없는 죄의식에 대한 치밀한 성찰을 보여주는 작품."

올해 김유정문학상 심사위원단은 편혜영 작가의 단편소설 '호텔 창문'에 이같은 평가를 내리고 제13회 김유정문학상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수상작은 형편상 큰집에 더부살이를 하는 주인공 운오가 자신을 군식구 취급했던 사촌형과 친구무리를 따라 다니다가 생긴 일을 그리고 있다.

운오는 어느 날 강물 속으로 들어가다가 물에 빠진다. 간신히 바위를 밟고 살아나오는데, 그 바위는 사촌형이었고 세상은 살아난 그에게 죄를 씌운다.

그렇게 죄의식을 가지고 살아가던 운오는 19번째 사촌형의 기일을 맞아 동네를 어슬렁거리다가 우연히 형의 친구를 만난다.

그는 자신이 일하던 수도관 보온재 공장에서 불이 났고, 자연발화로 판명됐지만 자신은 해고됐다고 말한다.

자연발화인지 자신의 실수로 인한 실화였는지 사장에 대한 반감으로 비롯한 방화였는지 자신도 모른다고 토로한다. 그리고 때마침 동네시장 근처 호텔에서 불이 난다.

소설은 이처럼 자연발생적으로 일어나 본인도 손쓸 수 없는 일에 걸려들어 한 사람의 죽음을 겪게 되고 이후 죄의식을 안게 된 한 인간을 소개하고 있다.

이같은 내용의 '호텔 창문'을 표제작으로 하는 이번 수상작품집에는 6편의 수상후보작도 함께 실렸다.

김금희의 '기괴의 탄생', 김사과의 '예술가와 그의 보헤미안 친구', 김혜진의 '자정 무렵', 이주란의 '한 사람을 위한 마음', 조남주의 '여자아이는 자라서', 최은미의 '보내는 이' 등이 수록됐다.

이들 역시 표제작과 마찬가지로 현실을 정면으로 마주하고 문학으로 이를 돌파해내는 작품이다. 퀴어 커플의 이야기부터 낭만주의와 자본주의의 만남이 이뤄지는 이야기까지 다루면서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를 관통한다.

◇ 호텔 창문 / 편혜영, 김금희, 김사과, 김혜진, 이주란, 조남주, 최은미 지음 / 은행나무 / 1만2000원
lgirim@news1.kr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