삽화 / 사진=이지혜 디자인기자 |
한일 갈등 격화로 한국인 관광객이 줄어 피해를 본 일본이 중국과의 항공 노선을 확대하며 활로를 찾고 있다.
1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달 일본과 중국을 잇는 항공 노선에서 운행된 왕복행 비행기 수는 일주일간 1000대를 돌파했다. 이는 사상 최고치로, 일본 정부가 최근 중국 항공사들에 230대 추가 운용을 허가하면서 빠르게 늘었다.
이번 여름만 해도 중국에서 도쿄 나리타공항으로 향하는 비행기는 한 주에 99대였지만, 지난달 27일 이후 210대를 넘겼다. 이는 내년 3월에는 310대, 내후년인 2021년에는 410대로 늘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항공은 10개의 일본-중국 노선에서 매일 13회씩 오가는 항공기의 공석률이 0.01%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일본은 베이징·상하이 등에서 일본의 소도시 및 지방으로 향하는 비행기 수를 제한하던 규제도 철폐했다. 오사카 간사이 공항이나 도쿄 하네다 공항 등에 중국 저가항공이 진입할 수 없었는데 이제는 가능해진 것이다.
그동안 중국 관광객들은 도쿄, 오사카 등 일본의 대도시를 주로 방문했다. 반면 한국인 관광객들은 지방 소도시를 방문했고, 소도시의 한국인 관광객 의존도가 커 한국의 여행 보이콧이 일본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일본이 소도시에도 중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또 중국 관광객들에게 소득증명서를 요구하는 등 번거로운 규제도 완화했다. 일본항공경영연구소의 제프 튜더 분석가는 "중국은 더 이상 일본 지방 공항을 가기 위해 특별 허가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면서 "관광객 급증을 기대하고 개장했던 항공들이 이제는 그 기대를 현실로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정상회담을 통해 협력을 강화하는 등 양국은 화해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이에 일본으로 향하는 중국인 관광객들은 급증하고 있다. 일본 관광청에 따르면 2013년에 일본을 방문한 중국인은 130만명이었지만 2016년에는 640만명으로 뛰었다.
올해 들어서는 전년대비 14.8% 증가한 740만명이 일본을 찾았다. 태풍이 발생해 타격이 우려된 9월에는 전년대비 20% 오른 82만여명이 방문했다. SCMP는 이에 대해 "일본 관광업계에 좋은 시기에 중국인 관광객이 늘었다"고 분석했다. 올해 들어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 관광객이 전년대비 15% 줄었고 9월에만 58% 감소한 가운데 중국인들이 그 빈자리를 메우고 있다는 설명이다.
일본여행업협회의 마야 마츠오카 대변인은 "일본과 중국 정부 간 사이가 좋아지면서 여행업계는 중국 시장에 대해 낙관하고 있다"면서 "내년 개최되는 도쿄올림픽 이후 매년 일본을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이 1000만명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한결 기자 han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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