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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련 `노송도` 첫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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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허련의 `노송도(老松圖)` 가로 357㎝, 세로95.3㎝. [사진 제공 = 국립중앙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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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폭짜리 병풍을 가로지른 노송이 좌우로 힘 있게 어깨를 쫙 펼쳤다. 중앙 병풍에서 뻗어올린 잔가지는 저편 하늘로 솟구쳐 갈라지며 나무를 입체화한다. 추사 김정희가 가장 높이 평가했던 제자인 허련(許鍊·1808~1893)이 만년에 제작한 '노송도'란 작품으로, 늙어 이내 굽었지만 결기를 잃지 않은 마음과 땅의 민심을 내려다보며 보듬듯 유연해진 마음이 백지에 스민 듯 읽힌다.

국립중앙박물관은 특별전 '안복(眼福)을 나누다'를 개최한다고 13일 밝혔다. 개성 출신 사업가 고(故) 석포 손세기(1903~1983) 선생과 그의 장남 손창근 옹은 작년 11월 고미술 문화재 202건 304점을 기증했다. 이번 특별전은 이를 기념한 세 번째 전시다. 국립중앙박물관 관계자는 "이번에는 19세기 서화 수요층의 확장과 새로운 미감(美感)에 부응하며 김정희 일파 및 직업 화가들이 개성적인 작품을 제작했던 양상을 조명한다. 전시품 중 절반 이상이 최초로 공개되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노송도'는 열 폭의 종이에 소나무 한 그루를 화면 가득 그린 대형 작품이다. 장관을 이루는 거대한 규모, 둥치의 껍데기와 구불거리는 가지의 역동적 표현 등은 스승의 영향에서 벗어나 자신의 화풍을 이룬 대가의 면모를 보여준다고 박물관은 설명했다.

이번 전시에선 정학교, 민영익, 장승업, 오세창, 안중식 등 19세기에 활동한 서화가들 작품 총 16점이 함께 자리한다. 전시가 열리는 상설관 2층 서화실에서는 손세기·손창근 컬력션의 대표적인 서화 작품들을 보여주는 영상도 상영한다. 두 차례의 기증전을 아쉽게 놓쳤다면 영상으로 이미 전시됐던 명품 서화를 감상할 수 있다고 국립중앙박물관은 전했다. 전시는 내년 3월 15일까지.

[김유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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