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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형(현대건설) 쳐냈더니 아우(현대엔지니어링)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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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현1구역, 두번째 현장설명회, 깜짝 등장한 현대엔지니어링 형과는 소송전, 아우는 러브콜…컨소·소송·한남3 등 변수로 [비즈니스워치] 채신화 기자 csh@bizwatch.co.kr

'롯데의 간절함, GS의 저울질, 현대엔지니어링의 꿍꿍이?'

갈현1구역 재개발사업 수주전의 새 판이 열렸다.

롯데건설과 현대건설이 붙었던 첫 번째 판이 무효화되고 새롭게 열린 판에선 시공사들의 수를 가늠하기가 더 어려워졌다.

더군다나 입찰이 무효화된 현대건설이 조합에 소송을 제기한 상태에서 아우 격인 현대엔지니어링이 깜짝 등판하자 다양한 의혹과 시나리오가 무성해지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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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짝 등판한 '현엔'
(feat. 이름만 바꿔서 재도전?)

지난 13일 거친 빗줄기 속에서도 은평구 갈현동 갈현1구역 조합 사무실을 찾는 발길이 꾸준히 이어졌다. 이날 오후 2시 시공사 선정을 위한 현장설명회에 조합원과 취재진의 관심이 쏠렸다.

조합은 문을 걸어 잠그고 조합 관계자들만 출입할 수 있도록 경비를 삼엄하게 했다. 갈현1구역이 첫 번째 시공사 선정 입찰이 유찰된 데다 한남3구역과 함께 하반기 '재개발 최대어'로 손꼽히며 시장의 주목을 받는 만큼 최대한 외부 접촉을 피하는 모습이었다.

시공사들의 수 싸움도 치열해지는 분위기다. 이날 갈현1구역 시공사 재선정 현장 설명회엔 참여가 예상됐던 롯데건설과 GS건설뿐만 아니라 현대엔지니어링까지 깜짝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현대건설이 갈현1구역에 대한 입찰 자격을 박탈당한 상태에서 현대건설이 최대주주로 지분 약 38%를 가지고 있는 현대엔지니어링이 발을 들이민 것.

앞서 현대건설은 지난달 11일 갈현1구역에 입찰해 롯데건설과 경쟁했다. 하지만 조합이 현대건설의 입찰제안서에 도면 누락, 담보 초과 이주비 제안 등을 문제 삼아 긴급 총회를 열고 ▲입찰 무효 ▲입찰보증금 몰수 ▲입찰 참가 제한 ▲시공사 선정 입찰공고 재공고 등을 가결했다.

현대건설은 반발하며 법원에 '조합 대의원회 의결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한 상태다. 지난 12일 심문이 있었고 내달 중순에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아우격인 현대엔지니어링이 갈현1구역에 입찰 의향을 보이자 일부 조합원들은 탐탁치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한 조합원은 "현대건설이 못 들어오니까(입찰을 못하니까) 현대엔지니어링을 보낸 것 같다"며 "조합원을 우습게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다른 조합원도 "형은 조합 상대로 소송 걸고 동생은 현장설명회에 오는게 아이러니하다"며 싸늘한 시선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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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님 빈자리 채우는 아우?
(feat. 완전 빈자리도 아닌데...)

조합원들 사이에선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이 같은 주택 브랜드 '힐스테이트'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양한 시나리오를 내놓고 있다.

우선 현대건설이 입찰을 할 수 없게 되자 현대엔지니어링을 통해 수주하려는 움직임으로 보는 시선이 우세하다.

통상 정비 사업은 시공사 선정 입찰 공고가 나기 전부터 입찰 의향이 있는 시공사 직원들이 일대 조합 사무실, 부동산 중개업소 등을 방문하며 조합원들에게 눈도장을 찍는다. 하지만 그동안 갈현1구역에 별다른 접촉이 없었던 현대엔지니어링이 이제 와서 입찰 움직임을 보이는 건 '형님 대신 아우'격이라는 풀이다.

아울러 현대건설의 입찰 자격이 회복될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점에서도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내달 법원이 현대건설의 손을 들어주면 현대건설이 갈현1구역에 대한 입찰 자격이 유지된다. 이럴 경우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이 같은 주택 브랜드를 갖고 경쟁을 해야하는 애매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이에 대해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은 개별 회사로 움직이고, 어느 한 곳이 시공사로 선정돼도 계약 당사자는 개별"이라며 선을 그었다.

이어 "주요 정비사업장에 대한 사업성 검토는 항상 했었다"며 "(입찰 및 시공사 선정) 가능성 여부는 두드려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은평구는 힐스테이트에 대한 브랜드 충성도가 강한 지역"이라며 기대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현대건설이 현대엔지니어링을 통해 GS건설과 롯데건설의 수의계약을 견제하는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정비업계에선 GS건설과 롯데건설이 컨소시엄을 검토하고 있으며, 두 번째 입찰이 유찰될 경우 조합과 수의계약을 할 수 있어 컨소시엄을 밀어붙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한 조합원은 "현대건설의 입찰 참여 제한으로 GS건설과 롯데건설만 남게 되면 경쟁을 하는게 아니라 손을 잡고 컨소시엄 수주를 할 가능성이 있다더라"며 "조합 입장에선 다양한 건설사가 들어와서 수주 경쟁을 하는게 이득"이라며 현대엔지니어링의 참여를 긍정적으로 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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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울질하는 GS건설, 절실한 롯데건설
(feat. 끝날때까지 끝난게 아니다)

건설사들의 실제 입찰 여부에 대해서도 다양한 전망이 나온다.

GS건설의 경우 그동안 꾸준히 갈현1구역 조합과 접촉해오며 수주 의지를 보였지만 지난달 실제 입찰엔 참여하지 않아 조합을 당황케 했다.

일부 조합원들은 GS건설이 두 번째 현장설명회에 참여하자 반색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GS건설은 갈현1구역 외에도 한남3구역, 한남하이츠 등 굵직한 정비 사업장을 눈여겨보고 있어 향후 이들 수주 분위기에 따라 갈현1구역에 대한 입찰 전략이 바뀔 가능성 또한 남아 있다.

한남3구역은 시공사들의 경쟁 과열로 국토부와 서울시가 합동점검을 진행 중인데 점검 결과에 따라 입찰의 계속 여부가 결정될 것이란 전망이다.

한남하이츠 재건축 수주도 현대건설과 경쟁 구도를 보였다가 GS건설만 입찰해 유찰된 상황으로 재입찰에서 또다시 두 건설사가 승부를 겨루게 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 롯데건설은 어떤 형태로든 입찰에 참여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롯데건설은 앞서 갈현1구역에서 현대건설의 입찰 무효화로 시공사 재선정에 돌입했을 때도 조합원들에게 문자를 보내 재도전을 약속한 바 있다. 아울러 최근 광주 풍향구역 수주전에서 포스코건설과 경쟁에 패하면서 갈현1구역의 수주가 더욱 절실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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