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한국인 관광객 58% 감소
訪日 외국인 소비도 동반하락
경제성장률 0.1%로 주저앉아
일본의 올해 3·4분기 경제성장률이 0.1%에 그치며 성장세가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일관계 악화에 따른 한국 내 일본 불매운동의 여파로 한국인 등 외국인들의 소비가 감소한 데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일본 내각부는 올 3·4분기 물가변동을 제외한 전 분기 대비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속보치가 0.1%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연율 환산치로는 0.2%였다.
4분기 연속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예상보다 부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 분기 대비 GDP 증가율이 2·4분기(0.4%)에 비해 낮아진데다 블룸버그나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집계한 3·4분기 시장 전망치(0.2%)에 비해서도 0.1%포인트 떨어졌기 때문이다.
일본 언론은 성장세 둔화의 주요 요인으로 한일 갈등에 따른 한국인 관광객 감소를 지목했다. 일본정부관광국에 따르면 일본을 찾은 한국인 수는 9월 한달간 20만1,200명으로 전년동기 대비 58.1% 감소했다. 8월에도 30만8,700명에 그쳐 전년동기 대비 48.0%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올 3·4분기 방일 외국인의 일본 내 소비가 산입되는 서비스 수출이 전 분기에 비해 4.4% 감소했으며 서비스 수출을 포함한 총수출 부문도 0.7% 줄어들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한일관계 악화에 따라 방일 외국인의 소비가 줄어든 영향으로 성장률이 둔화됐다”고 진단했다. 니시무라 야스토시 경제재생상도 이날 “한국과의 관계 악화가 수출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인정했다.
내수 성장세도 전 분기에 비해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월부터 시행된 소비세 인상을 앞두고 가전제품 등을 미리 구매하려는 수요가 커지면서 개인소비가 전 분기 대비 0.4% 늘었지만 2·4분기(0.6%) 대비 성장세는 둔화됐다. 니혼게이자이는 “과거 소비세 증세 직전인 2014년 1·4분기에 개인소비가 2.0% 늘었던 데 비하면 주춤한 편”이라며 “7월 장마와 8월 태풍 등 자연재해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반면 올 3·4분기 설비투자는 0.9% 증가해 2·4분기(0.7%)에 비해 높았다.
아베 신조 총리는 일본 경제가 침체에 빠지지 않게 하기 위해 3년 만에 대규모 경제대책 마련에 나섰다. 아베 총리는 8일 각의에서 올해 추경예산과 내년도 본예산 등 15개월간 재원을 활용해 대책 마련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지시했다. 여당 내에서는 일본 정부의 재정지출이 5조엔(약 53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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