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지정 줄여 '질적 성장' 전환하고 관리체계 강화
100곳 골라 수출 지원·브랜드 강화…내년 예산은 '4억'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15일 서울 성동구 서울도시제조허브에서 열린 '백년소상공인 육성전략 정책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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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장시온 기자 = 백년소상공인 사업(백년가게)이 내년부터 신규 지정을 줄이고 '질적 성장'으로 전환한다. 지정된 업체를 대상으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수출 역량과 의지가 있는 곳은 새로 100곳을 선정해 집중 지원하기로 했다.
지난해부터 4억 원가량으로 예산이 급감해 올해 신규 지정까지 중단된 백년소상공인 사업이 내년 정상 궤도에 오를지 주목된다.
전체 지정 규모 '적정' 수준 관리…옥석 가려 해외 진출 지원
중기부는 지난 15일 서울 성동구 도시제조허브에서 이같은 내용의 백년소상공인 육성전략을 발표하고 현장 의견을 청취하는 정책간담회를 열었다. 오영주 중기부 장관과 백년소상공인 대표, 관련 전문가 등 유관기관 관계자들이 참여했다.
백년소상공인 사업은 30년 이상 업력을 이어 온 소상공인이 100년 이상 성장하도록 돕는 정책으로 2018년 시작됐다. 선정된 백년가게·소공인은 홍보물 설치·노후시설 개선·판로 개척 등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이날 간담회에서 중기부는 7년간의 정책 추진 성과를 분석한 결과 사업 덩치가 커진 데 비해 질적인 성장이 더뎠고 온라인·스마트화 및 해외 진출에 대한 지원이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에 4가지 육성 정책으로 사업을 본 궤도에 올리겠다는 목표다.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15일 서울 성동구 서울도시제조허브에서 열린 '백년소상공인 육성전략 정책간담회' 참석에 앞서 제조허브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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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신규 지정을 줄여 전체 지정 규모를 적정 수준으로 관리한다. 7월 시행된 소상공인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을 준용한 평가체계와 전문가 자문을 거치도록 하고 행정처분 이력 등 모니터링을 강화한다. 중기부 관계자는 "백년소상공인이라는 브랜드 가치에 걸맞은 '평판'을 가졌는지를 중요하게 볼 것"이라고 했다.
수출 사업도 돕는다. 2027년까지 글로벌 역량을 가진 100곳을 발굴해 집중 지원하기로 했다. 중기부 관계자는 "이미 50여곳이 수출화에 성공한 상태라 내년부터 나머지 50여곳을 발굴할 계획"이라고 했다.
핵심점포를 선별해 지역 대표 브랜드로 자리 잡도록 관광 상품화도 지원한다. 브랜드 슬로건을 개발하고 홍보 영상을 제작하는 등 대국민 홍보도 강화하기로 했다. 공공기관이나 대기업 등과 협업해 전용매장이나 밀키트 등 추가 판로 개척도 돕는다.
오영주 중기부 장관은 "백년소상공인 브랜드 인지도는 75%에 달하지만 매출 등 실질적인 효과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며 "달라진 유통환경을 고려하면서도 해외에 진출할 수 있는 브랜드를 발굴하고 집중 육성하는 밸류업이 필요하다"고 했다.
내년 예산, 정부안 '4.27억'…"12개 사업과 연계하면 된다"
이같은 육성책이 정부안 기준 내년 사업 예산인 4억 2700만 으로 차질 없이 이뤄질 수 있겠느냐는 우려도 나온다.
앞서 중기부는 내년 백년소상공인 예산을 4억 2700만 원으로 편성했다. 전년 대비 81.3% 급감한 올해 예산과 동일한 수준으로 예산 부족 등의 이유로 올해 신규 지정도 중단한 상태다.
백년가게 현판 (뉴스1 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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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부는 다른 사업과 연계해 예산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방침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사업을 별개의 12개 사업과 연계할 계획"이라며 "이미 강한소상공인 등과는 연계를 하고 있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하다"고 했다.
이어 "국화 예산 심사 과정에서 예산은 얼마든지 바뀔 수 있기 때문에 육성책은 증액이 반영되지 않았을 경우를 대비해 수립한 것"이라고 했다.
내년 예산은 현재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종합 심사를 받고 있다. 당초 정부안에선 4억 2700만 원이었으나 상임위에서 14억 원가량까지 증액돼 예결위로 넘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소상공인들 "중요한 건 '브랜드'"…오 장관 "지속가능한 브랜드 돼야"
소상공인들은 가장 필요한 정책으로 '브랜드화 지원'을 꼽았다.
경북 영주에서 쫄면 브랜드 나드리를 운영하는 정희윤 대표는 8년 전 모친으로부터 작은 분식집을 이어받았다. 지역적 한계를 느껴 온라인 판매를 시작했고 현재 미국과 캐나다에 수출까지 하고 있다. 정 대표는 "쫄면 하나 파는 분식집이 아니라 지역의 소울푸드라는 스토리로 전 세계로 나간 것"이라고 했다.
원도심 브랜드 디렉터로 활동하는 오우진 제이어스 대표는 대전의 명물 성심당이 성공한 이유를 '지역 친화적 브랜드 이미지'로 꼽았다. 오 대표는 "1956년 대전역 앞 찐빵집으로 시작한 로컬 브랜드가 일종의 관광자원으로서 인근 상권에 머물게 하는 낙수효과를 내고 있다"고 했다.
오영주 장관은 "개별 가게가 아니라 백년소상공인이라는 공통의 브랜드를 고민해야 한다"며 "양적인 성장보다 질적인 성장에 초점을 두고 지속가능한 브랜드가 될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지원하겠다"고 했다.
zionwk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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