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타이어(강호찬 부회장·사진)가 올 3분기에도 실적 상승세를 그리며 사상 첫 연매출 2조원대 신기록을 눈앞에 뒀다. 넥센타이어는 최근 연구개발(R&D) 거점을 대거 확충하고 체코 공장을 본격 가동하는 등 자동차 시장의 전반적 부진에도 성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넥센타이어는 올해 3분기 매출 5351억원, 영업이익 558억원을 거뒀다고 14일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5189억원) 대비 3.1%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7.1% 늘었다.
넥센타이어 관계자는 "올해 미·중 무역분쟁과 한일 관계 악화, 완성차 시장 침체로 글로벌 타이어 업계가 어려운 한 해를 보내고 있다"면서도 "넥센타이어는 북미지역 신규 유통망을 확보하고 중국·중남미·중동에서 판매를 확대하며 매출 등 실적을 키웠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넥센타이어가 연말까지 양호한 실적을 이어가면서 올해 사상 첫 매출 2조원 달성이 유력하다고 본다.
시장조사기관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전문가 실적 전망을 보면 넥센타이어는 올해 매출 2조1438억원, 영업이익 2324억원을 거둘 것으로 관측된다. 시장은 2017년과 지난해 1조9000억원대에서 답보 상태를 보였던 넥센타이어 매출이 단숨에 뛰고 1800억원대에서 맴돌던 영업이익도 3년 만에 2000억원대를 회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장문수 현대차증권 분석가는 "미국 시장에서 가격대 성능비 높은 타이어 수요가 증가하면서 넥센타이어 유통망이 확대되고 있고, 중국에서도 직영점과 온라인 등 유통망이 다변화하고 있다"며 "우호적 환율에 힘입어 여타 타이어 기업과 차별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넥센타이어는 올해 안팎으로 '제2 성장 원년'이 왔다고 자신해왔다. 지난 8월 말 체코 자테치시 트라이앵글 산업단지에 자리 잡은 생산법인이 우여곡절 끝에 4년 만에 상업 생산을 시작했다. 강병중 넥센그룹 회장 숙원사업이었던 체코 공장은 현재 연 300만개 타이어 생산 능력을 갖췄으며, 2022년 말까지 연산 1100만개 수준으로 증설할 계획이다.
넥센타이어는 체코 공장의 초기 투자와 증설에 총 1조2000억원을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계획대로 증설이 끝나면 넥센타이어의 타이어 생산 능력은 지난해 말 기준 연 4000만개에서 5200만개로 늘어난다. 넥센타이어는 2025년까지 세계 20위권 업체에서 10대 타이어 제조사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체코 공장 가동으로 넥센타이어는 글로벌 4대 거점을 완성했다. 지난해에는 미국 연구개발(R&D)센터를 오하이오주 리치필드로 확장 이전했다. 유럽 R&D·영업센터는 독일 켈크하임에 신설했다. 이어 지난 4월 말에는 서울 마곡산업단지에 설립한 넥센중앙연구소 '더 넥센 유니버시티'가 문을 열었고, 창사 이래 첫 외국인 임원인 마이클 하우프트 상무를 프리미엄 신차 타이어(OE) 개발 담당으로 영입했다. 하우프트 상무는 포르쉐에서 타이어 개발 총괄책임자를 지냈다.
한편 넥센타이어는 제조 혁신을 통한 타이어 성능 향상에도 몰두하고 있다. 14일 프랑스 유명 3차원(3D) 설계기술 기업 다소시스템스와 손잡고 에어로다이내믹(공력) 저감 기술을 개발했다고 공개했다. 에어로다이내믹 저감 기술은 전산유체역학(CFD)을 이용해 타이어 제작 전에 성능을 예측하고 검토하는 설계 기술이다. 넥센타이어는 이 기술을 활용해 사이드월(타이어 옆면) 레터링(문자 각인)의 돌기 부분을 음각으로 새겨 공기저항을 최소화한 타이어 신제품을 완성차 브랜드에 공급했다.
[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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