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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지소미아 종료 앞으로 8일…팔짱 낀 日, 얼굴 붉힌 韓·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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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14일 오후 서울 중구 밀레니엄 힐튼 서울에서 열린 `제5회 한미동맹 만찬`에서 참석자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 마크 밀리 미국 합참의장, 정승조 전 합참의장, 필립 데이비슨 미국 인도태평양사령관,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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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가 14일 양국 합참의장이 참석하는 연례 군사위원회(MCM)와 15일엔 양국 국방장관을 대표로 하는 연례 한미안보협의회(SCM)를 잇달아 열고 동맹 현안을 논의한다. 이를 위해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이 이날 오후 서울에 도착했다. 에스퍼 장관은 서울로 향하는 전용기 안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 대해 "숫자를 말하진 않겠다"면서도 "우리는 (한국에) 아주 큰 증액을 요구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과 관련해선 "지소미아가 유지돼야 한다는 메시지는 매우 분명하다"며 한국 정부의 종료 연기 필요성을 제기했다.

미측은 잇따른 한미협의에서 전시작전권 전환과 연합방위태세 점검 등 공식 의제에 더해 지소미아 종료 연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23일 0시 지소미아 종료를 앞두고 당사자인 일본은 한일 관계 개선 노력을 보이지 않는 가운데 미국이 군 최고위층을 동원해 한국에 압박을 가하는 모양새다. 청와대는 일본이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를 해제하지 않는 한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뒤집을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한미동맹을 내세운 미국의 압박에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박한기 합참의장과 마크 밀리 미국 합참의장은 14일 합참본부에서 MCM 회의를 했다. 미측에서는 필립 데이비슨 인도태평양사령관,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 등이 참석했다. 양국은 이날 9·19 남북군사합의 이후 북한군 동향 등 한반도 안보 상황과 연합방위태세를 평가했다. 밀리 의장은 이날 서울 힐튼호텔에서 열린 '제5회 한미동맹 만찬'에 참석해 "오늘 (MCM에서) 지소미아 관련 논의를 했는가"라는 취재진 질문에 "조금 했다(We did a little bit)"고 답했다. 한미는 MCM이 끝나고 공동 보도자료를 내고 "밀리 의장은 한반도에 대한 어떠한 형태의 위협에 대해서도 미국의 모든 군사 능력을 사용해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언급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이날 브리핑에서 최근 지소미아와 관련한 미측 인사들의 잇따른 언급에 대해 "우리 정부는 일본이 부당한 보복조치를 철회하고 양국 간 우호관계가 회복될 경우 지소미아를 포함한 여러 조치들을 재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의 태도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미국의 압박 때문에 입장을 바꿀 명분이 없다는 것이 청와대의 전반적인 기류다. 문 대통령은 15일 오후 에스퍼 국방장관, 밀리 합참의장 등 미국 측 인사들을 만나서도 이 같은 입장을 밝히며 지소미아와 관계없이 한미동맹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힐 전망이다.

청와대 안팎에서는 현재로선 한일 모두 수출규제와 지소미아 종료 등 정부 차원의 결정을 되돌릴 만한 시간적 여유가 부족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일본이 지소미아 종료 연기를 위해 한국에 성의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미국이 일본을 위해 한국과 '대리전'을 치르는 것도 여론을 악화시킨다는 지적이다.

한일 국방·외교장관은 지소미아 종료 직전 다자회의를 계기로 만남을 가질 예정이다. 국방부는 정경두 장관이 오는 17~18일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에 참가한다고 15일 밝혔다.

[워싱턴 = 신헌철 특파원 / 서울 = 박만원 기자 / 연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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