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방문한 제프리 아론슨 센터브리지파트너스 공동 창업자 겸 대표이사가 14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매일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재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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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로라하는 기관투자가들을 만나기 위해 아시아 지역 중 한국을 택했다. 금융을 비롯해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기업들에 관심이 많다." 미국 뉴욕에 위치한 사모펀드(PEF) 센터브리지파트너스의 공동 창업자이자 대표이사(Managing Principal)인 제프리 아론슨(사진)은 14일 매일경제와 단독 인터뷰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2019 서울 인베스터 콘퍼런스'를 개최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센터브리지파트너스가 아시아 지역에서 콘퍼런스를 개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센터브리지파트너스는 제프리 아론슨과 마크 갤로글리가 2005년 함께 설립했다. 변호사 출신인 아론슨은 글로벌 운용사 안젤로고든에서, 갤로글리는 블랙스톤에서 경력을 쌓았다. 현재 회사의 운용자산 규모는 약 28조원에 달한다. 북미(약 67%)와 유럽(약 33%) 투자에 집중하고 있으며 총 36곳의 기업(3분기 기준)에 투자하고 있다. 센터브리지파트너스는 한 팀에서 여러 가지 전략을 동시에 구사한다. 바이아웃, 부동산, 크레디트 등으로 부서를 나눠 정해진 분야에만 투자하는 유수의 글로벌 PEF와 차별화된 행보다. 최근 센터브리지파트너스는 국내 투자자와 의미 있는 거래를 성사시켰다. 펀드를 통해 보유 중인 영국 보험사가 기업을 인수하는 과정에 삼성화재를 유치한 것이다. 지난 9월 영국 보험사 캐노피우스는 뉴욕에 기반을 둔 암트러스트의 경영권을 사들였다. 삼성화재는 전략적투자자(SI)로서 약 1800억원어치 자금을 투입하며 동반자 역할을 자처했다.
이번 사례처럼 센터브리지파트너스는 금융 분야에서 우량 기업을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 올 상반기 월마트가 소유한 캐나다은행을 인수한 것도 마찬가지 이유다. 현재 회사는 캐나다은행의 사명을 '듀오은행'으로 바꾼 뒤 체질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으로 불리는 기술 부문에 대한 관심도 높다. 올 들어 IBM으로부터 사들인 '어쿠스틱'이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IBM의 마케팅 플랫폼 및 상업 소프트웨어였던 '왓슨 마케팅'이 분사했다.
아론슨 대표는 고객 저변을 연기금, 보험사, 공제회 등으로 넓히기 위해 이번 콘퍼런스를 기획했다. 전 세계에서 굵직한 국부펀드(SWF) 자금을 수차례 유치했지만 한국 시장에서는 존재감이 미미했다. 현재 국내 기관 중 출자자(LP)로 자금을 집행한 곳은 한국투자공사(KIC)가 유일하다.
다만 한국을 필두로 아시아 지역에 직접 투자하는 것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인력의 약 90%가 미국에서 근무 중이고 물리적인 한계도 적지 않아서다. 그는 "성장 중인 한국 시장이 매력적이지만 직접 기업을 인수하기엔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며 "국내 기관들과 협업하는 방식부터 활발하게 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투자자들이 부실 상태인 기업을 사들여 정상화시키는 '디스트레스 전략'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기 하강 국면에서 수익률을 방어하는 데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아론슨 대표는 "미국 경제를 필두로 글로벌 경기가 조금씩 둔화되는 상황"이라며 "선제적으로 대비하는 차원에서 디스트레스 전략을 구사하는 펀드에 출자 검토를 권한다"고 말했다. 이날 콘퍼런스에는 최영무 삼성화재 사장과 김도수 수협중앙회 최고투자책임자(CIO),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전 재경부 장관) 등 수십 명의 고위급 인사들이 참여했다. 최 사장은 직접 공동 투자 사례를 발표하며 참석자들에게 생생한 경험을 전했다.
[강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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