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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라인+야후재팬` 아시아 메가플랫폼으로…구글·페북에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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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인-야후재팬 경영통합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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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의 일본 자회사인 '라인(LINE)'과 소프트뱅크 손자회사인 '야후재팬'의 경영 통합이 실현되면 이용자 수만 1억명을 넘는 거대 플랫폼이 탄생한다. 소프트뱅크의 막대한 자본과 글로벌 네트워크, 네이버와 라인이 보유한 기술 경쟁력이 결합하는 이 연합 플랫폼은 구글·페이스북이 포진한 미국과, 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 등을 앞세운 중국이 주도하는 미·중 인터넷 시장 패권에 대항마로 떠오를 것으로 기대된다. 소프트뱅크와 네이버는 힘을 합쳐 미·중 양강 구도에 뛰어들겠다는 각오다. 메신저와 검색 서비스를 넘어 금융과 전자상거래, 콘텐츠와 인공지능(AI) 등을 아우르는 통합 플랫폼을 꿈꾸고 있다.

기존 사업인 검색 포털과 메신저의 결합은 상당한 시너지가 예상된다. 라인은 현재 일본에서 가장 대중적으로 사용되는 메신저다. 월간 이용자는 약 8000만명에 이른다. Z홀딩스가 운영하는 서비스인 야후재팬은 약 5000만명이 매월 이용하고 있다. 주력인 일본 시장에서 모바일 메신저와 검색 서비스를 포함한 막대한 지배력을 갖게 될 전망이다. 현지 이용자들을 가둬놓는 '록인' 효과를 통해 시장지배력을 더욱 공고히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GIO) 겸 라인 회장은 2000년과 2009년 일본 자회사를 통해 현지 검색 서비스 시장에 도전했지만,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소프트뱅크와의 협력은 일본 거대 검색 포털을 통한 새로운 사업 구상을 펼칠 수 있는 기회다. 네이버의 검색 기술력과 성공 경험이 야후재팬에 접목될 경우 AI를 활용해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등 경쟁력을 올릴 수 있다. 야후재팬이 구글의 검색엔진을 활용해 온 것과 달리 네이버와 라인은 검색 기술과 AI 기술을 모두 자체 개발해 왔다.

간편결제 등 핀테크 분야에서도 '규모의 경제' 효과가 예상된다. 라인과 Z홀딩스는 원래 검색과 메신저로 각자 주력 영역이 달랐으나, 최근 라인은 '라인페이(약 3700만명)'로, 야후재팬은 '페이페이(약 1900만명)'로 일본 간편결제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여 왔다. 라인은 5월 일본 내 금융 관련 서비스 시장 선점을 위해 최대 300억엔(약 3258억원) 규모 마케팅 활동을 벌이기도 했다. 경영 통합이 이뤄지면 이 같은 비용을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양사 고객과 자원을 통합 관리하는 등 시너지가 발생할 수 있다. 라인은 동남아에서 이미 라인페이를 운영하고 있고, 최근에는 태국 등에 인터넷전문은행을 설립하며 핀테크 영토 확장에 에너지를 쏟고 있어, 아시아 진출에도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자상거래(쇼핑) 분야도 막강한 시너지가 예상된다. 모바일 메신저와 검색 포털은 양국에서 주요 온라인 쇼핑 창구가 되고 있다. 라인은 자체 온라인 쇼핑 채널인 '라인쇼핑'을 운영해 왔으며, 야후재팬도 9월 온라인 패션쇼핑몰 '조조타운'을 약 4000억엔(약 4조4000억원)에 인수했다. 일본 전자상거래 시장은 현지 서비스 업체인 라쿠텐이 선두를 달리고 아마존재팬이 뒤를 잇고 있는데, 경영 통합 시 이들과 경쟁이 가능한 규모를 확보할 수 있다.

콘텐츠도 추후 협력이 예상되는 분야다. 세계 라인 이용자 수는 월간 약 1억8600만명에 달한다. 라인은 인도네시아, 태국, 대만 등 동남아 이용자들이 뉴스, 음악, 웹툰 등 콘텐츠를 접하는 거대 소셜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업계에서는 소프트뱅크의 자금력을 통해 엮인 현지 기업과 네트워크를 활용하면 생활 밀착형 서비스로 도약을 더욱 가속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재홍 강릉원주대 교수는 "네이버는 일본 검색 시장에 돈을 쏟아부었지만 성적표를 내지 못했다. 이번에 야후재팬과 같이한다는 것은 오랜 숙제를 푼 것과도 같다"며 "동남아에선 라인을 이길 만한 소셜 서비스가 나타나지 않은 상황임을 감안하면, 소프트뱅크의 네트워크로 다양한 기술과 서비스, 콘텐츠를 도입하는 등 시너지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오대석 기자 / 홍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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