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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반도체株 `디즈니·애플 전쟁`에 웃음 커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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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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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반도체산업이 다시 좋아질 것이라는 근거는 대부분 '올해가 저점'이라는 사이클적 측면이 컸다. 그러나 수급 측면에서도 내년 반도체 업황 회복을 예상하는 분석이 나오기 시작했다.

NH투자증권과 하나금융투자는 최근 '2020년 전망'을 주제로 포럼을 열고 내년 주식시장은 물론 업종별 상황을 예측했다. 두 회사는 공통적으로 내년 반도체 회복을 점쳤다. 하지만 순환 사이클상 저점을 지났기 때문에 올라갈 것이라는 기존 예측보다 좀 더 나아가 수급상 요인을 크게 봤다는 것이 특징이다.

두 회사는 모두 넷플릭스에 이어 디즈니와 애플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Over The Top)에 뛰어든 점을 주목했다. OTT란 넷플릭스처럼 인터넷망을 통해 영상을 스트리밍으로 이용할 수 있는 구독 타입의 서비스다. 많은 구독자를 확보할수록 콘텐츠 총량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수밖에 없다. 이는 더 빠른 5세대(G) 모바일망 서비스 필요성을 증대시키고 데이터센터 확충을 필수불가결하게 만든다. 모두 D램 등 반도체 수요를 창출하는 요인이 된다.

디즈니와 애플은 각각 '디즈니+'와 '애플+' 서비스 시작을 알리며 본격적인 OTT 사업에 최근 진출했다. 넷플릭스가 사실상 독점하다시피 했던 이 시장에 디즈니와 애플이라는 거대한 사업자들이 뛰어들게 되면 시장 '파이' 자체가 커지는 분위기다.

이 서비스의 핵심은 콘텐츠다. 얼마나 다양하고 유니크한 콘텐츠를 확보하는지가 OTT 사업자의 명운을 가른다. NH투자증권 측은 "OTT 사업자들은 미국 시장 포화에 따른 성장률 둔화 우려를 아시아 시장 확장으로 타개할 계획이고, 이에 따라 한국 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는 2020년에 특히 성장성과 수익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류 콘텐츠를 생산하는 스튜디오드래곤 등 기업 전망도 내년 밝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문제는 이 콘텐츠가 제대로 소비자에게 전달될 수 있을지다.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콘텐츠를 안정적으로 '딜리버리'하기 위해선 데이터센터 확충과 관리가 핵심이다. 반도체와 클라우드 산업에는 무한한 기회가 될 수 있는 대목이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넷플릭스와 경쟁하는 대형 OTT인 디즈니+가 미국 현지시간으로 13일 서비스를 개시했는데, 트래픽이 폭증하며 데이터센터 서버가 다운됐다"고 말했다. 이미 OTT에 대한 폭발적 수요는 확인된 만큼, 다음 단계로 기업이 데이터센터를 확충할 것이라는 예상을 해볼 수 있다. 서버 관련 반도체 수요 증가는 필연적이다.

콘텐츠 딜리버리의 또 다른 핵심 중 하나는 5G다. 5G는 모바일에서 콘텐츠 딜리버리 속도와 품질을 업그레이드하는 데 필수적이다. 올해 본격적으로 보급이 시작된 5G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10%에 그치지만, 내년에는 점유율이 20~30% 선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5G 확장을 위한 전용 휴대폰 보급도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의 '폴더블폰'은 물론 애플도 공격적으로 5G 휴대폰을 내놓고 있다. 하나금융투자 측은 폴더블폰이 내년 전 세계에서 720만대가 출하될 것으로 예상했으며, 이 중 삼성전자 비중이 600만대가량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같은 5G 서비스 범용화는 모바일로 볼 수 있는 각종 영상과 콘텐츠의 품질을 향상시키고, 이에 따라 더 고사양인 메모리 시장 역시 성장하게 된다. 반도체산업에는 호재로 작용할 요인이다.

실제로 모바일D램 수요는 계속 늘고 있다. 작년 381억9300만GB에 달했던 모바일D램 수요는 올해 412억400만GB로 7.8%가량 성장했는데, 내년 수요는 526억GB로 상승해 27.8%로 성장폭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박인혜 기자 / 안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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