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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카드업계 “핀테크사에 비해 과잉 규제… 우리도 지급결제 혁신 기회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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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신협회장, 당국에 “수수료 인하 압박 말라”

레버리지 완화ㆍ마이페이먼트 사업 허용 요청
한국일보

14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여신금융협회가 개최한 제8회 여신금융포럼 '여전사, 재도약을 위한 방향 및 과제' 행사에서 김주현 여신금융협회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여신금융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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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간편결제 확대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신용카드업계가 정부를 향해 수수료 인하 압박을 멈추고 혁신 지급결제 시장에 진입할 기회를 달라고 요청했다. 대출 확대를 위한 레버리지 규제 개선도 요구했다. 부가 혜택 축소, 카드론 영업 등 자구책이 한계에 다다른 만큼 규제 완화를 통해 활로를 열어달라는 것이다.

김주현 여신금융협회장은 14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개최된 ‘여신전문금융사 재도약을 위한 방향 및 과제’ 포럼에서 “신용카드업의 핵심인 지급결제 부문은 최근 10여년간 13차례에 걸친 카드 수수료 인하로 인해 적자 상태에 이르렀고 비용감축 노력도 조만간 한계에 도달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날 행사에선 2016년 카드사 가맹점 수수료 인하 이후 2016년 카드 수수료 인하 이후 지급결제 부문 영업손익의 적자가 계속 지속되고 있고 적자 폭도 올해 상반기 총 2,400억원으로 확대됐다는 통계도 제시됐다.

김 회장은 “이제 카드수수료 조정은 좀 더 신중히 이뤄져야 한다”고 금융당국에 요구했다. 그는 “전체 신용카드 가맹점의 96%에 우대 수수료율이 적용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해 대형가맹점의 과도한 협상력이 적절히 제어될 수 있도록 법적ㆍ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 회장은 현행 6배 이내로 규정된 카드사 레버리지 비율(자기자본 대비 총자산)을 완화해줄 것도 재차 요구했다. 그는 "카드업계가 지급결제 부문에서 이익을 내기 힘든 현실을 고려한다면 지금의 과도한 레버리지 규제를 합리적 수준으로 완화하고 부수 업무 관련 규제도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레버리지 비율이 커지면 같은 자본으로 대출 등 부수 사업 규모를 늘릴 수 있는데, 카드업계는 이 비율을 캐피탈사와 동등한 10배로 올려줄 것을 요구해왔다.

지급결제 시장에서 카드사들이 핀테크 업체보다 심한 규제를 받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윤종문 여신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현재 지급결제 시장 구조는 계좌이체 결제서비스가 강화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신용카드사는 소외되고 있다”고 말했다.

윤 위원은 특히 “카드사는 수익성이 높다는 잘못된 인식에 기반한 비우호적 규제로 인해 비금융 간편결제사업자가 규제 차익을 누리고 있다”며 신상품 출시, 마케팅, 부가서비스 축소 변경 등에서 핀테크 업체와 동일한 규제를 적용해줄 것을 요청했다. 김 회장은 “신용카드업계가 혁신 의지와 경험ㆍ능력을 갖추고 있음에도 지급결제 제도 혁신에 주요 역할을 하기 어려운 구조가 돼가고 있다”며 “핀테크, 테크핀 업체와 공정한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구체적으로 마이페이먼트(지급지시전달업) 사업을 카드사에 허용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캐피탈업계에 대해서는 자동차금융에 집중된 과잉경쟁 구조에서 벗어나 신사업 부문에 적극 진출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서지용 상명대 교수는 “부동산과 같이 자동차 이외 물건에 대한 리스를 활성화하고 구독ㆍ공유경제를 활용한 신규 리스 서비스를 개발해야 한다”며 “부동산리스 취급 제한 규제를 완화하고 세제 혜택을 보완하는 등 관련 제도적 기반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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