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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목)

[기고] 안전한 식품을 선택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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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렴하면서도 질 좋은 제품을 찾는 소비자에게 가성비(價性比)는 최고의 선택기준이 되고 있다. 그런데 요즘 가심비(價心比)가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싼 것도 좋지만 원하는 제품의 구입을 통해 심리적으로 만족감을 얻는 가심비가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2018 식품소비행태조사 통계보고서에 따르면, ‘식품 선택 시 가격이나 맛보다 안전성을 우선적으로 고려한다’는 항목에 53%의 소비자가 ‘그렇다’고 답했다. ‘안전한 식품을 위해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할 의향이 있다’에는 64.2%가 ‘있다’라고 했다. 이 결과만 보았을 때 식품에 있어서 소비자의 가성비는 ‘안전성’에 방점이 찍혀 있다고 볼 수 있다.

세계일보

장기윤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 원장


그럼 안전한 식품은 무엇일까. 원재료부터 제조·판매에 이르는 모든 과정이 깨끗하고 위생적이며 몸에 해로운 위해요소가 없는 식품일 것이다. 이럴 때 확인하는 것이 해썹(HACCP) 인증마크이다. HACCP은 소비자가 안전한 식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식품 안전의 상징이다.

HACCP은 위해요소분석(Hazard Analysis)과 중요관리점(Critical Control Point)의 약자로, 식품의 생산부터 장바구니에 담기기까지 발생 가능한 위해요소를 사전에 분석해 집중관리하는 과학적인 식품안전관리시스템이다. HACCP제도는 1995년 처음 도입된 이후 많은 발전을 거듭해 왔다. 다만 일부 업체에서 간간이 발생하는 식품 안전사고로 인해 HACCP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도도 함께 떨어지곤 한다.

그럼 장애물을 제거하는 혁신의 길은 무엇일까. 그 답은 HACCP의 질적 내실화에 있으며, 이를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먼저, 2018년부터는 과학화 장비를 도입해 HACCP 심사 및 기술지원을 고도화했다. 그동안 서류 작성 및 현장 이행 여부 확인 위주의 심사에서 40여종의 과학화 장비 활용 결과에 따른 객관적인 현장검증 위주의 평가로 개선했다. 또한 기록 및 현장에 신뢰성이 의심될 경우 시료를 수거해 정밀분석하고 그 결과를 평가에 반영하는 등 심사를 한층 깐깐하게 하고 있다. 그리고 매년 실시하는 정기 조사평가를 불시평가로 전환해 HACCP의 사후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관련 고시의 개정을 통해 예고 없이 불시방문해 조사평가가 가능케 했으며,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등을 적용해 식품안전과 직결되는 HACCP기준을 위반할 경우 HACCP인증도 취소하는 등의 행정조치도 엄격히 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시대에 발맞춰 사물인터넷(IoT)기술을 HACCP에 접목한 ‘스마트HACCP 플랫폼’을 식품업체에 보급·확산하고 있다.

달리는 말은 말굽을 멈추지 않는다고 한다. HACCP도 소비자가 더욱 안전한 식품을 안심하고 소비하는 일에 한순간도 멈추지 않고 혁신을 도모하고 있다. 과학화 장비를 활용한 HACCP 심사 고도화, 불시평가를 통한 HACCP업체의 사후관리 강화, 스마트HACCP 플랫폼 개발·보급 등의 노력은 HACCP이 식품 소비의 진정한 가심비로서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것이다.

이런 혁신의 노력이 조기에 열매 맺을 수 있도록 소비자의 관심과 응원이 필요하고, 식품 및 축산물 업체가 이러한 혁신의 길에 함께 적극 동참해 줄 것을 당부한다.

장기윤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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