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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부산 아세안 정상회의 기념행사 엉터리 캄보디아 국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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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측 사전 항의받고도 아세안路 제막식 행사 강행

조선일보

캄보디아 국기(왼쪽)와 잘못된 캄보디아 국기.


오는 25일 부산에서 개최되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기념하기 위해 최근 열린 부산 아세안로(路) 제막식에서 우리 정부의 잘못으로 엉터리 캄보디아 국기가 게양된 사실이 14일 뒤늦게 알려졌다. 더구나 정부는 행사 닷새 전쯤 캄보디아 측으로부터 "잘못 그려진 국기가 걸렸다"며 항의를 받고도, 이를 바로잡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11일 아세안로 제막식 당시 행사 현장 곳곳에 잘못된 문양의 캄보디아 국기가 걸렸다. 본래 캄보디아 국기엔 검은색 실선으로 계단이 그려진 앙코르와트 문양이 중앙에 있다. 하지만 이날 행사장에 걸린 국기엔 앙코르와트 계단의 실선이 제대로 있지도 않고 일부 실선은 검은색이 아닌 빨간색으로 처리됐다. 이날 제막식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 오거돈 부산시장, 주한 아세안 10국 대사가 참석한 대규모 공식 행사였다.

외교부는 차관급 회의에 잔뜩 구겨진 태극기를 게양했다가 한바탕 곤욕을 치렀다. 이번 행사의 최종 책임도 외교부가 지고 있다. 비슷한 실수가 반복되는 데 대해 김인철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우선 여타 기관의 사안에 대해 저희가 배경을 파악 중”이라며 “외교부 기강 해이와 직접 연결하는 것은 조금 안 맞지 않나 싶다”고 했다. 전직 고위 외교관은 “실수를 저지르고도 솔직히 인정하지 않고 책임 회피하려는 듯한 외교부의 태도는 캄보디아에 두 번 외교 결례를 범하는 것”이라고 했다.

[노석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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