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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韓 방위비 50억달러 걷어라"...트럼프 '뜬금포'에 진땀 뺀 美 국방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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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이 내년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으로 올해 분담금의 5배에 달하는 금액을 요구하게 된 과정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다고 CNN이 14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CNN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애초 한국이 내년도 방위비 분담금 50억달러(약 5조8285억원)을 내야 한다고 느닷없이 주장했고, 국방부와 국무부 당국자들이 설득해 47억달러로 낮췄다고 CNN이 14일(현지 시각) 전했다.

조선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애초 한국의 내년 방위비 분담금으로 50억달러를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CNN이 보도했다.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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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인 근거를 가지고 필요한 금액을 산출한 것이 아니라 대통령이 뜬금없이 제시한 금액 수준에 맞춰 미 정부 당국자들이 근거들을 동원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미국 측 요구의 불합리성을 보여준다는 의견이 많다. 익명을 요구한 미 의회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무엇을 근거로 이런 수치를 도출했는지 알 수가 없다"고 당시 심경을 전했다.

CNN은 미 국방부 당국자들과 의회 관계자들을 인용해 이 같은 사실을 보도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방위비 분담금 대폭 인상 요구로 미 국방부 당국자들이 괴로움을 토로해왔다고 전했다. 또 공화당 및 민주당 의원들도 깊이 우려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스콧 스나이더 미 외교협회 선임연구원은 CNN 인터뷰에서 "대폭 증액 요구는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군) 철수의 구실로 이렇게 하고 있다는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면서 "가장 큰 부작용은 내가 보기에 보호자로서의 미국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군은 한국에 방위비 분담금 명목으로 47억달러를 요구하고 있다. 올해 분담금(약 1조389억 원)보다 5배가 많다. 아울러 미 국무부와 국방부는 47억달러라는 금액을 정당화하기 위해 갖가지 근거를 마련하고 있다고 했다.

CNN은 또 트럼프 행정부의 대폭 증액 요구가 한국을 화나게 하고 불안하게 해 한국의 지도자들이 동맹에 대한 미국의 헌신에 대해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으며 요구받은 대로 지불하지 않으면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군을 철수할지에 대해서도 궁금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과 미국은 이달 중 서울에서 11차 방위비 분담금 협정(SMA) 체결을 위한 3차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미국측이 들고 나올 47억달러 청구서에는 주한미군의 인건비 중 수당과 군무원 및 가족지원 비용, 미군 한반도 순환배치 비용, 역외 훈련비용 등이 포함 될 것으로 알려졌다.

[유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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