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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강탈하면서 사랑한다?…CNN “트럼프 5배 증액 숫자는 근거없는 느닷없는 금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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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의회·행정부, 한국 방위비분담금 폭증에 우려

국방부 관리, 트럼프 분담금 ‘정당화 작업’ 허둥·곤혹

하수처리비까지 요구…17개 항목서 증액 작업

상원의원, “한국 ‘미국 없는 편 낫다’ 결정할 수도”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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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게 방위비 분담금을 5배나 더 내라고 요구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증액 숫자는 아무런 근거 제시도 없고 엄밀한 내역 검토도 없이 느닷없이 던진 것이며, 미국 의회와 행정부는 이 요구가 한-미동맹을 훼손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고 <시엔엔>(CNN) 방송이 15일 보도했다.

<시엔엔>은 이날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에 요구하는 500% 오른 방위비 분담금 폭증은 국방부 관리들을 불만스럽게 하고, 공화·민주당 의원들도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고 군 관리들과 의회 보좌관들을 인용해 전했다. 방송은 “이번 방위비 분담 협상을 잘 아는 의회 보좌관과 한국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하는 46억달러는 엄밀한 근거 제시도 없이 난데없이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올해 트럼프 대통령이 10억달러에서 50억달러까지 500% 증액한 숫자를 느닷없이 내려보냈으며, 그후 국무부·국방부 당국자들이 47억달러로 낮추도록 설득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방송은 “국방부 관리들은 한반도에 주둔한 미국 군속, 한반도로 순환배치되는 병력·장비들의 비용을 서울 쪽에 부담시키는 새로운 명세표로 트럼프가 제시한 수치를 정당화하려 허둥대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 상원 외교위 아시아 소위 민주당 간사인 에드워드 마키 민주당 의원은 “트럼프의 요구로 당혹스럽다”며, “만약 한국이 ‘미국이 없는 것이 더 좋다’고 결정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평화·안정·법치라는 60년 이상된 양국 공통 공약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 의회 보좌관은 “민주당이나 공화당 보좌진에서는 많은 우려가 있고, 불편해 한다”며 “이건 정말로 위험스럽다고 생각한다”고 의회 내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 액수를 어디에서 끌어냈는지 모르겠다”며 국무부와 국방부 관리들이 50억달러 액수를 정당화하려고 “주둔비, 하수처리비, 준비태세까지 포함된 일상비용“ 등 17개 범주에 걸쳐 한국이 부담할 비용으로 확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미 연합훈련을 언급하면서 “만약 우리가 단지 전력 과시를 위해 폭격기들을 한반도에 잠시 착륙시키는데, 마치 우버 운전사처럼 한국인들에게 그 운행 비용을 청구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한국인들은 ‘당신들(미국)은 지금 용병이냐? 비즈니스 거래냐?’고 우리에게 묻고 있다”고 우려했다.

군 관리들도 이 문제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대외정책 결정이 점점 대선이나 탄핵조사에 대한 우려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고 이 방송에 전했다. 한반도 문제를 연구하는 바이핀 나랑 교수(매사추세츠공대)는 “강탈하면서 ‘당신을 사랑한다’는 말은 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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