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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5 (토)

[사설] 김건희 여사 활동 재개, 특별감찰관·부속실 설치 약속은 어디 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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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공식 오찬이 끝난 뒤 훈 마넷 캄보디아 총리, 배우자인 뺏 짠모니 여사를 배웅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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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16일 공개 활동을 재개했다. 대통령실은 한-캄보디아 정상회담에 이어 열린 훈 마넷 캄보디아 총리 부부와 공식 오찬 행사에 김 여사가 참석한 모습을 사진과 동영상으로 공개했다.



김 여사는 5개월 남짓 오랜 기간 잠행을 이어왔다. 누가 하라고 해서 한 것이 아니다. 김 여사는 지난해 11월 ‘디올 백’을 받는 자신의 동영상이 공개돼 여론이 악화되자 12월15일 네덜란드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뒤 돌연 공개 석상에서 사라졌다. 자신의 잘못된 처신으로 국민이 받은 충격과 실망을 생각하면 사과부터 하는 것이 상식이고 도리다. 하지만 김 여사는 그냥 잠적해버렸고, 윤 대통령은 지난 2월 ‘한국방송’ 대담에 나와 “매정하게 끊지 못한 것이 문제”라며 본질을 호도하는 발언을 했다.



그러나 ‘디올 백’ 수수를 비롯한 김 여사 관련 의혹은 어느 것 하나 해소되지 않았다. 대통령 부부의 비상식적 처신에 대한 국민의 비판적 시선은 여전히 따갑다. 여당이 참패한 4월 총선 결과를 김 여사 문제와 떼어놓고 설명할 수 있겠나. 그런데도 ‘김 여사 소환조사’를 주장한 서울중앙지검 지휘부를 전면 경질하는 외압성 인사가 강행된 직후 김 여사가 공식 석상에 복귀했다. 그 인사는 윤 대통령의 재가를 받은 것이다. 이걸 우연이라고 할 수 있나 .



김 여사는 잠적할 때와 똑같이 이번에도 사과 한마디 없이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9일 윤 대통령이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아내가 걱정을 끼쳐드린 부분에 대해 사과를 드린다”고 말한 것으로 충분하다고 판단한 모양이다. 물론 국익을 위한 정상외교에 김 여사의 역할이 필요하다면 배제하거나 기피할 일은 아니다. 하지만 그 이전에 분명히 해야 할 것이 있다. 김 여사의 공적 활동을 관리·견제·감시하는 투명성 보장 장치가 조속히 마련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명품백 수수 같은 일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



특별감찰관 임명과 정상화는 윤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다. 윤 대통령은 “법적 의무”라고 특별히 강조한 바 있다. 그런데도 지금껏 임명 절차를 밟지 않는 것은 직무유기 아닌가. 대통령 배우자의 공적 활동을 지원하는 제2부속실은 그냥 설치하면 된다. 입법이나 국회 동의도 필요 없다. 민정수석실은 신설하면서 제2부속실은 하면 안 되는 이유라도 있는 것인가. 이미 늦었지만, 더 이상 검토 운운하며 미적대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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